매일신문

'선물 1위' 순위바꿈…과일값↑·정육제품 안정

'더운 추석' 배송 비상…신선도 지키기 안간힘

유통업계는 올 추석선물로 과일보다는 정육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예년보다 날씨가 더워 배송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대구백화점 제공
유통업계는 올 추석선물로 과일보다는 정육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예년보다 날씨가 더워 배송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대구백화점 제공

추석 선물의 강자는 아무래도 '과일'이다. 사과, 배, 감 등 갓수확한 제철과일은 선물하기에 좋은데다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유난히 작황이 좋지 않아 물량부족으로 가격이 비싼데다 품질도 예년에 비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올해는 예년에 비해 정육이 추석선물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배송이 문제이다. 올 추석은 유난히 더울 것으로 예보되고 있어 정육 등의 선물 배송에 비상이 걸렸다.

◆과일값 강세로 정육 인기 끌 듯

전문가들은 "과일 가격이 지난해와 비교해 15~20% 정도 인상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사과, 배 등 과일류가 올 봄 이상한파, 여름철 집중호우와 불볕더위로 수확량이 많이 감소한 것. 더구나 추석은 예년에 비해 열흘 정도 빠르지만 올해 과일 수확시기는 평년에 비해 더욱 늦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백화점 관계자는 "값도 값이지만 선물용으로 적합한 크기나 당도의 과일이 예년보다 많지 않아 우수한 상품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는 이번 추석 선물로는 '정육' 제품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육의 경우 지난해부터 시행된 한우생산이력제의 영향으로 올 초까지 큰 폭의 가격 상승세가 유지됐지만, 한우 가격 고공 행진으로 농가에서 사육두수를 늘림에 따라 이번 추석에는 가격 안정화가 이뤄진 것이다.

대구백화점은 "정육은 전년에 비해 가격이 5~10% 정도 낮게 형성됐고 공급물량도 안정돼 고객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백의 경우 프리미엄급 한우 선물과 실속형 선물 수요가 동시에 늘 것으로 예측해 지난해보다 30% 더 많은 물량을 준비했다.

사실 올해 선물 상품 가격은 정육을 제외하고는 전 부문이 상승세다. 김, 미역, 멸치 등 수산물 세트의 경우 이상기온으로 수온이 낮아져 어획량이 줄어듦에 따라 10% 이상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환율가격 및 유가 상승이 지속됨에 따른 원재료값 인상으로 공산품의 가격 역시 8~12% 정도 상승할 전망이며, 선물용으로 인기 높은 백화고, 견과류 등의 상품 역시 수확시기 및 재배기의 봄가뭄과 잦은 비 등으로 인해 작년 추석과 비교해 가격이 10% 정도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업체별 강점 파악하면 저렴한 과일 구매 가능

대구백화점은 사과, 배 선물세트 가격상승에 따른 대체 선물로 계절상품이면서 가격이 안정된 머스크멜론, 복숭아, 거봉 등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산지 직계약을 통한 맞춤형 선물세트를 제작해 질 좋고 값 싼 선물을 선보이는 것.

올해 처음으로 산지 직매입으로 전환한 롯데백화점은 "상품기획자(MD)들이 사전 기획을 통한 선별과정을 거쳐 선도 및 당도가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추석은 계약재배 및 유기농 하우스 재배 상품을 들여와 백화점 품격에 맞는 최고의 상품으로 준비해 오히려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과일 매출이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아백화점은 과일 선물세트에 대한 산지 직송 배달 시스템을 처음 도입한다. 직송 시스템을 통해 고객들이 점포 매장에 진열된 것과 동일한 등급과 품질의 상품을 산지 농장에서 바로 배달받을 수 있도록 한 것. 이를 통해 갓 수확한 상품의 신선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물류비 절감을 통해 고객들에게 가격 인하의 혜택을 돌려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배송 특명, '신선도 유지하라'

올 추석은 예년보다 이른데다 무더위가 9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상예보까지 나오면서 유통업체마다 상품의 신선도 지키기에 비상이 걸렸다.

동아백화점은 올해 상품 배송을 위해 3천500여 개의 보냉가방을 준비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1천개 이상 수량을 늘려잡은 것이다. 동아백화점 정육 담당 바이어 이희경 대리는 "상자가 흔들려 상품이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뭉쳐지지 않도록 상품의 크기별로 보냉가방을 준비했다"며 "가방 한 개당 가격만 1만1천~3천원 선으로 각 가정에서 나들이에 활용할 수도 있는 제품"이라고 밝혔다. 냉동 상품이 많은 수산의 경우는 상품 포장 내부와 외부에 2중으로 아이스 팩을 넣어 최대한 냉기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대구백화점 역시 배송 차량을 늘리는 등 신선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대백은 매년 보냉가방만 사용했던 냉장정육 세트에는 아이스팩까지 추가로 넣어 배달하기로 했으며, 냉동 정육세트는 산소를 뺀 진공포장을 통해 상품의 변질을 막기로 했다. 또 과일 세트에는 과일을 무르게 하는 에틸렌 성분을 없애는 산소유지제를 넣어 1, 2일 정도 신선도 유지 기간을 늘리고, 상품 배달시 부딪힘을 방지하기 위한 '속간지'를 개발해 상품이 상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전 포장제에 친환경, 재활용 가능 소재를 채택했다. 정육제품에는 아이스팩과 보냉가방을 최대한 활용해 신선도도 최대한 높였고, 고급 화과자 등의 제품에도 보냉가방을 통해 최상의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ms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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