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경북대의 위상 추락 막을 길 없나

경북대의 위상 추락이 심각하다. 지역 상위권 수험생의 진학 기피 현상이 뚜렷하고 신입생의 성적도 떨어지고 있다. 이는 지역의 다른 사립대에도 영향을 미쳐 위상 추락의 도미노로 이어지고 있다.

경북대가 지방의 한 국립대 정도로 전락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서울의 중상위권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경북대는 90년대에 들면서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서울의 대학 진학이 취업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다. 서울의 대학에 지원부터 하고 보자는 묻지마식의 서울 지향 심리도 가세했다. 여기에다 경북대 측의 우수 학생 유치에 대한 무관심이 겹치면서 등록금이 싼 국립대 정도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전면 장학 혜택과 기숙사, 해외연수 지원 등의 파격 지원을 내걸고 모집한 글로벌 인재학부가 미달이었다는 사실은 경북대의 위상 추락을 바로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을 막을 방안을 찾기가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그러나 최상위권 학생의 역외 유출은 막지 못한다 하더라도 경북대가 상위권 학생조차 잡을 수 있는 경쟁력도 없다는 것은 큰 문제다. 경북대는 대외적으로 드러나는 교수 확보율이나 학생당 교육비, 외국인 교수 비율 등이 모두 전국 40위권 밖이다. 이래서는 과거 명성에만 눈이 멀어, 우수 학생이 오지 않는다고 불평만 하는 것과 다름없다.

경북대가 살 수 있는 길은 경쟁력을 키우는 것뿐이다. 철저한 성과제를 도입해 교수의 질을 높이고, 우수 신입생 유치 노력도 배가해야 한다. 또 엄격한 학사 관리와 장학 제도 확충 등을 통해 재학생의 경쟁력도 강화해야 한다. 대학과 교수, 재학생의 합심 노력만이 대학을 살리고,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