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소통의 보폭, 외교까지 넓혀 가나

"변화된 행보를 보일까."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비공개 회동 뒤 정치권은 박 전 대표의 추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기 유력 대권후보인 박 전 대표가 숨죽이고 있던 자세를 풀고 정권재창출을 위한 큰 걸음을 내디딜 것이냐에 대해서다.

정치권은 이미 세종시 수정안 부결 직후 박 전 대표가 트위터를 개설하면서 대국민 소통에 나섰고 이를 '대권을 위한 기지개'로 봤다. 너무 앞서간 해석이 아니냐는 반응도 없지 않았다. 이어 8·8 개각으로 40대 총리가 내정되고 일부 대권 잠룡들이 딴지성 언급을 이어가면서 "차기 대권구도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후 박 전 대표가 반박자 빨라졌다는 얘기가 나왔다. 박 전 대표는 18일 친박계 초선의 이학재 의원(인천)에게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내정된 유정복 의원을 이을 비서실장역에 앉혔다.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목말라하는 '박 전 대표의 입'을 임명한 것. 게다가 20일에는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당 이공계 모임에 깜짝 참석하면서 일부에서 "스킨십을 넓히는 행보"라는 반응을 낳기도 했다. 또 이번 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도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가 하고자 하는 일(대권)에 내가 방해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대권가도에 힘을 얻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가 이번 청문회 정국에서도 꾸준히 국회에 나올 것이고 많은 의원들과 만나면서 스킨십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느냐"며 "스스로 조금씩 달라진 모습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번 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한반도 정세와 관련, 남북관계나 중국과의 외교 등에 박 전 대표의 역할론 얘기가 오갔다고 전해져 박 전 대표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큰 변화'에 대해 소극적인 반응이다. 친박계 유승민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이번 회동을 계기로 당장 그렇게 큰 행보의 변화를 보일 것 같지는 않다"며 "갑자기 대선주자 행보를 보인다는 것은 조금은 우습기도 하고 다른 대권 후보들을 자극하는 것은 박 전 대표도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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