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횡보하는 증시처럼 주식형펀드 시장도 안갯속에 갇힌 모습이다. 올 들어 10조원 넘게 빠져나갔던 '펀드런'은 숙졌지만 자금은 들고 나길 거듭하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700선일 때 들어왔던 펀드 자금 대부분이 빠져나갔고 향후 지수가 꾸준히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덕분에 환매 행렬은 주춤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코스피 1,800선 이상에 환매 대기 물량이 적지 않고 펀드 투자를 기피하는 경향이 여전해 당분간 침체를 벗어나긴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적지 않다. 주식형펀드, 지금 가입해야 할까?
◆국내 주식형펀드 살아날까
최근 자금이 들어차며 희망을 부풀렸던 주식형펀드 시장이 다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은 이틀 연속 순유출됐다. 18, 19일 이틀 동안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1천74억원이 빠져나갔다.
반면 앞서 12일부터 17일까지는 오히려 자금이 들어왔다. 코스피지수가 1,720~1,755(종가 기준)를 기록했던 12~17일 국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는 2천500억원이 순유입됐다. 코스피지수가 1,600선 초·중반까지 떨어져야 신규 자금이 들어왔던 것에 비교하면 매수 지점이 100포인트가량 높아진 것이다. 이처럼 펀드 환매 유발선이 높아진 것은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지수가 더 오를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 1,750선도 펀드 환매를 할 만큼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지수 1,700선대에 집중됐던 펀드 환매 물량이 대부분 소화된 점도 이유로 꼽힌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3월까지 1,700~1,800대에 유입된 자금 9조6천억원의 대부분이 이미 빠져나갔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지수 1,750~1,800에서는 펀드 순유출과 순유입이 거의 균형을 이룬 상태라고 밝혔다. 이는 코스피지수가 1,750 밑으로 떨어지면 펀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증시의 발목을 잡던 투신의 '팔자' 행렬이 주춤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가세하면 펀드 환매의 파괴력은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다.
◆펀드 침체, 상당기간 계속될 듯
그러나 코스피지수 1,800선에 대기 중인 환매 물량이 적지 않은 것이 부담이다. 삼성증권은 코스피 1,800~1,850에서는 4조6천억원, 1,850~1,900에서는 5조1천억원, 1,900 위에서는 9조2천억원이 환매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이들 중 상당수가 지수가 1,800을 넘으면 증시에서 탈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펀드 시장의 침체기가 앞으로 3년가량 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펀드 손실로 2, 3년 동안 고생한 투자자들이 원금 회복을 하면 자금을 회수한 뒤에 일정기간 동안 재진입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 신한금융투자 이재범 연구원은 "과거 3번의 사례를 보면 펀드의 재성장까지 평균 4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됐다"며 "현재 17개월간의 펀드 규모 축소가 진행됐고 향후 31개월 정도의 침체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는 지금이 적기
전문가들은 오히려 지금이 펀드 가입의 적기라고 조언한다. 1,700 중반인 현재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에 머무르는 등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라는 것. 적립식펀드는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투자하면 상당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거치식펀드는 지수가 1,700선 초반까지 내렸을 때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주식형펀드 중에서는 재무구조가 좋거나 시장 지배력이 있는 기업에 투자하거나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외국인이 주로 사는 중대형 종목의 편입비중이 높은 성장형 펀드를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수왕 대구은행 본점PB센터 센터장 "최근에는 손실 위험을 줄인 펀드 상품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거처럼 20~30%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코스피200 연동 상품이나 대형주 위주의 성장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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