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 한·중 교역 2000억$ 육박 '30배'로

오늘 수교 18주년…경제협력 현주소

24일은 한·중 수교를 맺은 지 18년이 되는 날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 재임 때 이뤄진 한중 수교 이후 한국과 중국은 경제협력이 급진전되면서 교역규모가 30배 가까이 늘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며, 한국은 중국의 제4 교역국으로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됐다. 대구경북에서도 한중 수교가 지역경제와 무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중 교역 18년새 30배 늘어

수교 첫 해인 1992년 한중 교역 규모는 63억8천만달러(한국무역협회 통계)였던 것이 지난해 1천409억달러로 22배 늘었다. 올 상반기에만 893억달러를 기록한 것을 감안해 올해 연간 규모를 추정·비교하면 첫 해에 비해 30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과 미국이 1979년 수교 때 25억달러였던 교역액이 30년이 흐른 2009년 3천337억달러로 133배 늘었다. 하지만 미국 경제규모가 한국의 14배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과 중국 간 교역확대 속도가 훨씬 빠른 셈이다. 현재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은 한국에 867억달러를 수출하고 542억달러를 수입해 교역규모가 1천409억달러에 달했다. 중국은 한국이 325억달러에 달하는 가장 많은 무역흑자를 낸 최대 교역파트너이기도 하다.

◆대구경북 교역 상황

무역협회가 지역의 수출입 통계를 따로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을 기준으로 보면, 대구경북의 대 중국 교역은 크게 늘었다. 대구의 경우 대 중국 수출이 2000년 2억6천700만달러(비중 9.4%)였던 것이 2009년 9억4천500만달러(비중 24.3%)로 3.5배 증가했다. 수입도 2000년 2억6천만달러(비중 18.6%)였으나 지난해 7억5천만달러(비중 34.6%)로 2.9배 늘어났다. 무역수지는 2000년 700만달러 흑자이던 것이 2006년부터 3년 연속 2억3천500만달러∼3억9천400만달러 규모의 적자를 보이다가 지난해 흑자(1억9천500만달러)로 돌아섰다.

경북의 경우는 대 중국 수출이 2000년 19억7천만달러(비중 12.6%)였던 것이 지난해는 99억9천700만달러(비중 26.0%)로 5배 늘었다. 수입도 2000년 9억4천600만달러(비중 7.8%)에서 지난해 18억2천600만달러(비중 12.5%)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2007년은 114억5천7000만달러 상당을 수출하고 46억9천300만달러 상당을 수입하는 등 교역규모가 가장 컸던 해였다. 무역수지는 계속 흑자를 구현했다. 흑자 규모는 2000년 10억2천400만달러에서 지난해 81억7천1천만달러로 늘었다.

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정재화 본부장은 "양국 수교 이후 대구경북은 한동안 중국의 저임금을 바탕으로 공장 이전 등 중국을 생산기지로만 주로 활용했다"며 "하지만 최근 생산기지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이전했으며, 대신 중국 내수시장 자체가 커지면서 자동차 부품 등 내수시장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지역기업들의 진출시 주의사항

중국 정부도 최근 무조건 외국자본을 유치해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가공무역에서 벗어나 고기술 하이테크공장 등 선별적으로 유치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따라서 우리 나라 기업들의 투자 방향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정재화 본부장은 "중국의 큰 구매시장이 열려있는 만큼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기술을 갖고 대기업과 동반진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섬유업으로 중국에 진출했던 영일무역 최상원 대표는 "한중 수교 이후 지역 업체들이 저임금을 보고 중국에 진출하면서 우리나라 섬유직기와 기술을 많이 이전시켰다. 하지만 대부분 업체들은 30년 이상 투자조건과 물류비용 문제 등으로 돈을 벌지 못하고 철수했다"면서 "중국에 진출하려면 중국이 따라오지 못할 고기능, 고품질의 제품 생산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기계부품연구원 김태우 기획정보팀장은 "중국의 기계·자동차부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우리 기업으로선 대 중국 교역량을 늘리고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하지만 단순하게 비용절감의 탈출구로만 봐서는 안 되고 중국 내수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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