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가 전혀 꺾이지 않는 것을 보니 올여름은 제대로 더위 학습을 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곳곳이 폭염과 폭우로 몸살을 앓고 있으니 '지구 온난화'의 저주(?)가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유엔 산하 정부 간 기후변화채널(IPCC) 소속 과학자들이 앞장섰다. 온난화의 주범은 온실가스이며 그 중에서도 이산화탄소(CO₂)가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다. IPCC 과학자들은 생태계가 견딜 수 있는 기온 변화는 1세기에 겨우 1℃에 불과한데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이 세기가 끝날 때까지 기온이 5.9도 더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환경운동가 마크 라이너스는 '6℃의 악몽'이라는 저서에서 온도가 5도 상승하면 살아남은 사람들 사이에서 식량과 물 확보 투쟁이 벌어진다고 했다. 6도 상승하면 인류를 포함한 모든 동식물들이 멸종하게 될 것이란 끔찍한 예측을 내놓았다.
여기에 경제학자들이 힘을 보탰다. '저탄소 녹색 성장'을 선택의 여지가 없는 금과옥조로 만들었다. 토머스 프리드먼 NYT 칼럼니스트는 저서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hot, flat and crowded)에서 녹색 혁명에 대응하지 못하면 경제성장'안전'안보 등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했다.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지구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미 지난해 8월 '저탄소 녹색 성장'을 국정의 지표로 삼았다. 대한민국의 한발 앞선 녹색 정책에 세계가 박수를 보내고 있다. 급기야 탄소 배출권(CER)을 고가(高價)에 사고파는 시장이 득세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물리학자인 프레드 싱어와 환경 문제 칼럼니스트 데니스 에이버리는 '지구 온난화에 속지 마라'는 책에서 색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지구는 약 1천500년을 주기로 끊임없이 더워지고 식는다는 것이다. 이 주기에 의해 지구가 더워지고 있을 뿐, 인간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함으로써 온난화를 초래했다는 과학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AP통신은 올여름 세계 자연재해는 2007년 IPCC가 내놓은 예측과 거의 일치한다며 전자를 두둔하고 나섰다. 온난화의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지만 '탄소 배출권' 헤게모니를 쥔 쪽의 논리를 따라가는 것 같아 어째 찜찜하다.
윤주태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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