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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거짓말 탐지기는 대구 업체가 만든 '7th-Sense'

대구업체가 개발해 최근 출시한 거짓말탐지기인
대구업체가 개발해 최근 출시한 거짓말탐지기인 '7th-Sense'가 21일 '무한도전'에서 방송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화면 MBC 제공

'저 남자의 사랑 고백이 진심일까?' '여자들의 괜찮다는 말은 정말 괜찮다는 걸까, 안 괜찮다는 걸까?'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람들은 언어의 진정성을 고민한다. 직장상사와 여자친구의 말이 칭찬인지, 욕인지 뼈 있는 듯한 말을 매일 듣다 보면 뇌 속이 뒤죽박죽해진다. 이럴 때 영화에서 나오던 거짓말탐지기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까지 거짓말탐지기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곳은 수사기관이다. 올 초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부산 여중생 살해사건 피의자 김길태의 자백을 받아낸 것도 거짓말탐지기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제 일반인들도 비교적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거짓말탐지기가 지역 업체 손에서 등장했다.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네티즌들의 입에 거짓말탐지기가 오르내리고 있다. 21일 한 방송사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 거짓말탐지기가 등장하면서부터다. 특히 이 거짓말탐지기가 대구업체인 GRS(대표 권구)가 개발해 올 초 출시한 '7th-Sense' 제품(본지 4월 23일자 7면 보도)으로 알려지면서 화제다.

방송에서는 유재석팀과 박명수팀 등 두 팀으로 나뉜 7명의 멤버가 특별한 파티에 초대되기 위해 힌트를 찾아나선 과정에서 '7th-Sense'가 사용됐다. 전화를 통해 여러 가지 질문을 받은 뒤 모든 질문에 진실된 답변을 하면 힌트를 주는 게임 방식.

정형돈이 도전대에 올랐다. "본인의 아내는 무한도전 기혼자의 아내들 중 미모 순위 몇 위라고 생각하느냐"란 질문에 정형돈은 "상대가 안 된다. 아내가 독보적 1위다"라고 답했다. 거짓말탐지기는 정형돈의 '아내 사랑'을 진실로 나타냈다. 하지만 두 번째 질문이 문제였다. "그럼 2위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에서 정형돈은 "모두 2위다"라고 대답했고, '7th-Sense'는 이를 거짓으로 판정했다. 이후 정형돈은 "자신은 정직하게 말했는데 왜 거짓이라고 하느냐"며 불평했지만 힌트 찬스가 물거품이 되면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7th-Sense'는 현재 국내 수사기관이 사용하는 것과는 원리부터 다르다. 사람의 음성만을 분석해 스트레스 정도 등으로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기 때문이다. 기존 거짓말탐지기가 고가의 복잡한 장비를 갖추고 온몸에 센서를 부착, 질문을 해야 하지만 '7th-Sense' 제품은 전화기의 음성만으로 스트레스, 흥분도, 갈등수준, 위험 수위와 진위 여부를 실시간으로 가려낸다. 거짓말의 경우 방어적·공격적·선의·농담도 거짓말 등으로 실시간 판별,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이 기술은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가진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Mossad)가 갖고 있는 '거짓말탐지기술' 엔진을 도입한 것으로 GRS가 1년간의 기술보완 끝에 거짓말탐지기 개인용 버전을 탄생시켰다. 이 기술은 누구나 쉽게 PC에 설치하고 유·무선전화를 통해 상대방의 대화 중에 진위를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영국 노동연금부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 소련 등 세계 각국의 정부에서 활용하고 있다고 GRS 관계자는 설명했다.

'7th-Sense'가 전파를 탄 이후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GRS 권구 대표는 "군사용이나 경찰의 수사목적으로 사용되던 거짓말탐지기와는 차별화된 기능, 간단히 조작되는 성능 면에서 모두 뛰어나 많은 사람이 흥미를 느끼고 있다"며 "특히 연인이나 친구, 가족 등과의 전화통화시 '사랑해'라는 말에 대해 얼마나 애정이 실렸는지 알려주는 애정·감정도 감지 프로그램이 인기"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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