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겨운 폭염은 이제 그만 가라…늦더위 식히는 '스릴러 소나기'

서사물에 3D까지 개봉 잇따라

천호진 주연의 스릴러
천호진 주연의 스릴러 '죽이고 싶은'
골든 슬럼버
골든 슬럼버
프레데터스
프레데터스

이번 주는 마지막 여름 사냥을 노린 듯 스릴러 영화가 대거 개봉했다.

천호진 주연의 '죽이고 싶은' 일본 나카무라 요시히로 감독의 '골든 슬럼버' '프레데터' 시리즈의 3편인 '프레데터스' 등 세 편의 영화에 3D 공포영화 '피라냐' 서사 액션스릴러 '센츄리온'까지 개봉해 무엇을 볼지 고민되는 한 주가 예상된다. 거기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가 보충된 스토리에 '스페셜 에디션'이란 이름으로 개봉돼 늦여름 극장가를 달구고 있다.

◆내 아내를 죽인 것은 누구인가 '죽이고 싶은'

외딴 섬에 위치한 병원. 민호(천호진)는 여러 차례에 걸쳐 자살을 시도한 환자다. 더구나 몸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희망 없이 살아간다. 어느 날 민호 옆으로 머리를 다쳐 이송된 환자 상업(유해진)이 온다. 간호사들은 '상업'이란 이름으로 농담을 하고 대화를 듣던 민호는 이름을 듣는 순간 표정이 돌변한다.

과거 자신의 아내와 불륜을 저지르고 죽이기까지 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삶의 의욕을 잃은 채 죽음만을 기다리며 살아가던 민호는 재활치료에 전념하며 복수의 칼을 갈기 시작한다. 살아야 할 이유가 생긴 것이다.

조원희·김상화 감독의 데뷔작 '죽이고 싶은'은 '올드보이'(박찬욱 감독)처럼 복수를 위해 오랫동안 칼을 가는 남자를 그렸다.

그러나 '악마를 보았다'처럼 일사천리로 흘러가지 않는다. 민호는 상업을 원수로 생각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상황이 묘해진다. 기억상실증에 몸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던 상업이 민호에게 두들겨 맞을수록 기억이 조금씩 돌아오고, 오히려 이번에는 상업이 민호에게 독설을 퍼부으며 자신이 사랑한 여자를 죽인 사람이라며 복수를 다짐한다.

영화는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배우들의 연기, 코미디와 스릴러, 공포적 분위기를 잘 엮은 연출력 등이 빛을 발한다.

마지막에 민호와 상업이 보여주는 액션도 볼 만하다. 사지를 제대로 쓸 수 없는 이들은 병실 바닥을 기어 다니며 서로 물어뜯고, 머리채를 잡아당기며 흉기를 사용해 상처를 준다. 천호진과 유해진의 연기는 물론이고 조연들도 제 몫을 한다. 재미가 쏠쏠한 영화로 지난해 영화진흥위원회 장편영화 제작지원사업 당선작이다. 러닝타임 92분. 청소년관람불가.

◆내가 총리를 암살했다고? '골든 슬럼버'

일본 센다이시. 반미 성향을 가진 젊은 신임 총리가 취임 퍼레이드 도중 헬기 폭탄으로 전 국민이 보는 가운데 암살당한다. 현장 부근에 있던 택배기사인 아오야기(사카이 마사토)는 대학시절 친구를 오랜만에 재회한다. 그러나 이상하게 그 친구는 아오야기에게 "너는 총리 암살범으로 지목당할 거야. 도망쳐."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암살한 오스왈드처럼 될 것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말이 끝나자마자 폭발음과 함께 경찰들이 아오야기를 향해 총구를 겨누며 추격해 온다. 주인공은 오스왈드를 떠올리며 자신이 거대한 음모의 희생양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골든 슬럼버'는 '피쉬스토리'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중력 피에로' 로 일본에서 큰 주목을 받는 젊은 작가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스릴 넘치는 도주극을 원작보다 빠른 템포로 잘 살리고 있다.

특히 거대한 음모의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한 남자의 도주극을 낙천적으로 그리면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제목인 '골든 슬럼버'는 비틀스의 곡명으로 '황금빛 졸음'이란 뜻. 극 중에서 아오야기가 젊은 시절을 생각하면서 이 노래를 흥얼거린다.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39분.

◆우주 최강 사냥꾼들의 맞대결 '프레데터스'

1987년 존 맥티어넌 감독의 '프레데터'는 특수부대원들이 정글에서 외계인 사냥꾼 프레데터와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로 신선한 아이디어와 긴박감 넘치는 연출로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도심에서 형사와 벌이는 대결을 그린 '프레데터2'를 넘어 이제 지구를 떠나 외계 행성으로 전투장을 옮겼다.

의식을 잃은 채 각각 하늘에서 떨어진 7명은 자신들이 어딘지 알 수 없는 외계 행성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특수부대원, 마약상, 야쿠자, 연쇄살인범, 의사 등 하는 일과 출신지가 제각각 다른 이들은 누가, 왜 자신들을 그곳에 데려왔는지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그러다 강력한 힘을 가진 정체불명의 생명체에게 쫓기기 시작한다. 우주 최강의 포식자 프레데터들은 인간을 무자비하게 사냥한다. 그제야 그들은 사냥감이 된 것을 알게된다. 용병인 로이스(애드리언 브로디)를 중심으로 한 이들은 힘을 합쳐 프레데터의 공격을 피하면서 반격을 가한다.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제작을 맡고 님로드 앤탈이 연출한 '프레데터스'는 배경을 전편과 달리 여러 종류의 프레데터를 설정하면서 스케일을 키워 더 많은 볼거리를 주려고 애썼다. 1명에 집중된 전편과 달리 서로 알지 못하는 이들이 협력해 프레데터를 상대로 싸우는 과정도 극의 긴장을 증폭시킨다. 1편에 너무 집착하지 않으면 그런대로 볼 만한 속편이다.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6분.

김중기 객원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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