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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꽃매미, 와룡산까지 점령…방역 '비상'

수성구 서동 포도농가도 그을음병 피해…도심까지 진출할라 우려

25일 낮 대구 와룡산 정상 나무에 들러붙은 주황날개꽃매미, 일명 꽃매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농가 피해에 이어 주택가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25일 낮 대구 와룡산 정상 나무에 들러붙은 주황날개꽃매미, 일명 꽃매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농가 피해에 이어 주택가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꽃매미'(주황날개꽃매미)가 대구까지 진출하면서 방역 작업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초까지 일부 산에서 발견되던 꽃매미가 올 들어 시 외곽 과수원까지 진출해 피해를 입히기 시작한데다 방역 작업도 쉽지 않아 주택가로 퍼질 가능성이 높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동구와 수성구 등 2.25㎢ 면적에 꽃매미가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 농산유통과 조숙현 주무관은 "대구에서는 수성구 성동 등 포도 농가 등을 중심으로 과실과 줄기에 그을음병 피해가 있었다"며 "와룡산 등 도심 야산에서도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꽃매미는 당분을 좋아해 주로 포도나무, 가죽나무를 먹잇감으로 삼는 탓에 나무가 말라 죽게 되며 꽃매미 집단 서식처로 알려진 대구 와룡산 정상 부근에는 수백 마리가 나무에 다닥다닥 달라붙어 있어 쉽게 시민들의 눈에 띌 정도다. '꽃매미'는 2006년 충남 천안에서 처음 발견됐고 대구에서는 2008년부터 발견되기 시작했다.

대구시는 농가 피해 등에 대비, 올 4월 1천6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약제를 뿌리는 등 알집 제거 작업을 벌였다.

시 관계자는 "항공 방제도 검토했지만 양봉 농가 피해와 생태계 질서 교란의 위험이 있어 실시되지 않았다"며 "여름철 방역의 경우 알에서 부화한 뒤 이동이 자유로운 약충(성충이 되기 전 단계)이라 방역 작업을 벌여도 효과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현재 대구 도심에서는 피해가 아직 없지만 왕성한 번식력을 감안하면 서식처를 넓혀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남방 계통인 꽃매미가 고온에 서식하는 습성이 있어 열대야 등으로 더워진 도심으로 이동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대구시농업기술센터 이한병 기술담당관은 "수도권 등 일부 지역은 꽃매미가 가로수나 사무실까지 진출하고 있다"며 "꽃매미가 일반 가구로까지 서식처를 넓히면 당분이 많은 분비물에서 곰팡이가 쉽게 자라기 때문에 생활 여건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주황날개꽃매미=일명 꽃매미(중국매미)는 알상태로 겨울을 지낸 뒤 4월 하순부터 알에서 깨어 4차례의 허물 벗기로 약충 시기를 거친다. 성충으로 7월 중순부터 11월 초순까지 활동하고 생을 마감한다. 알집은 회백색을 띠며 대체로 2.5×1㎝ 크기. 부화기가 되면 여러 개체로 나뉜다. 약충 시기까지는 약제로 제거할 수 있지만 일부는 인근 야산 등으로 피해 가죽나무 등에서 서식한다. 1마리가 총 400∼500여 개의 알을 덩어리 형태로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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