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꿈이.' 구석구석 잘 알고, 영리한 사람을 속칭하는 말이다. 기자들이 시청, 구청 등 관공서를 출입하다 보면 담당, 과장, 국장 등 한곳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공무원들 중에 '식당 빠꿈이'가 적잖다. 이들은 사무실 근처의 맛있는 곳을 꿰뚫고 있으며, 월~금요일까지 점심 때마다 "이런 맛이 당길 때는 이집에 가면 제일 맛깔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며 자연스레 발길을 옮긴다.
빠꿈이 공무원들이 기자들과 식사를 할 때면 먼저 메뉴부터 물어본다. 대구 사투리로 "오늘 뭐 먹을랑교?" 찌개냐 구이냐 회냐 고기냐 국수냐 한정식이냐 등 먹고 싶은 음식의 종류만 얘기하면 알아서 식당을 안내한다. 그래서 가 본 식당들은 대체로 맛집이었다. 손님도 많았다. 나라를 위해서 공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들인 만큼 든든하게 먹고, 일도 공평무사하게 잘하는 것이 좋다.
대구 남구청에도 어김없이 빠꿈이 공무원은 있었다. 개인적인 모임만 40개에 가깝다는 손정학(49'6급) 홍보담당. 손 담당은 "아무래도 남구 내에는 많은 곳을 다니다보니 잘 아는 식당도 많고, 소개할 곳이 더러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에 추천한 곳은 살아 있는 자연산 생아구와 100% 자연산 복어 및 잡어회만 취급한다는 앞산순환도로 승마장 맞은편에 위치한 '어부 李씨'.
'어부 李씨'란 식당명은 예전 주인에게 아구를 비롯한 바다 생선을 공급하며 평생 어부의 길을 걸어온 어부 이외길(70) 씨를 부르는 호칭이 아구 요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식당 이름으로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발상에서 유래했다. 주인 김영희(51'여) 씨는 "아구가 보기에는 못 생겼지만 삶거나 끓여서 먹으면 맛과 영양이 기가 막힌다"며 "특히 우리 집에 들어오는 아구들은 동해안 후포'축산'기장 등에서 잡아오는 것으로 신선도와 맛이 다르다"고 말했다.
남구청의 자칭 브레인(Brain)이라 부르는 기획조정실 식구들도 추천 대열에 동참했다. 이옥렬(35'여) 씨는 "아구의 육질이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양념도 강하지 않아 술술 잘 넘어가며 소화도 잘 된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동현(45) 씨도 "먹기가 편한데다 가격대도 그렇게 비싼 편이 아니라 가족이나 계모임 장소로도 딱 좋다"고 말했다. 정학재(49) 예산담당은 "아구 음식이 복어보다도 숙취 해소에 더 좋아 회식이나 음주 다음날 해장 식사로도 추천할 만하다"고 했다.
'어부 李씨'의 메뉴는 가격대가 다양하다. 아구수육은 4만~7만원짜리가 있으며, 생아구찜은 3만5천~5만5천원, 복어 수육은 4만~5만원, 자연산 잡어회와 세꼬시는 5만~7만원 등이다. 점심식사로 가장 잘 나가는 생아구탕과 생아구지리는 1만2천원, 복어탕과 복어지리도 1만2천원이다. 아구회는 시세. 053)621-6677.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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