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미있는 한방이야기] 둥굴레

더위로 약해진 기운 보충하고 공복감 덜어주는 구황식품

여름철 더위로 땀을 많이 흘려 전해질의 균형이 깨질 때 생수나 음료수를 마실 게 아니라 구수한 숭늉맛이 나는 둥굴레차를 마셔 보자.

둥굴레차는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더위로 식욕이 떨어져 약해진 기운을 보충해주고 공복감도 덜어준다. 예로부터 둥굴레는 흉년이나 천재지변을 만난 백성들을 기근으로부터 구하는 구황(救荒)식품 중 하나였다.

둥굴레는 크게 두 종류로 대별된다. 하나는 둥굴레로 잎은 줄기의 중앙부터 위쪽으로 각각 어긋나게 나며, 잎자루는 거의 없다. 줄기는 둥글지 않고 각이 져 있으며 붉은빛을 띤다. 꽃은 6, 7월에 피고 밑 부분이 녹색이며, 뿌리는 대나무처럼 옆으로 뻗어 자라며 길이는 5~20㎝, 직경 1㎝ 안팎이 대부분이다.

또 하나는 층층갈고리둥굴레로 잎이 대나무 잎과 비슷하고 4, 5엽이 빙 둘러 층층이 난다. 줄기는 둥글며 꽃은 6, 7월에 핀다. 뿌리 길이는 3~10㎝, 직경 3㎝ 이내다.

둥굴레는 한약재명으로 옥죽(玉竹)이라 하고, 층층갈고리둥굴레는 황정(黃精)이라 한다. 양지바른 곳에서 자생하거나 재배하며, 뿌리줄기를 봄과 가을에 채취하여 말리거나, 쪄서 말린 후 약재로 사용한다.

한의학적으로 옥죽의 성질은 약간 차면서 단맛이 난다. 진액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폐가 건조하면서 열이 있어 기침이 나고 객담이 끈끈할 때, 감기로 인하여 열이 나고 기침을 할 때 음을 보충해 치료하는 작용이 있다.

위에 열이 있어 입안이 건조해지고 갈증이 나며 공복감이 느껴질 때도 진액을 생기게 하여 치료하는 작용이 있다.

약리학적으로 옥죽은 물질대사를 촉진시키고 심장혈관계의 기능을 개선시켜 강심작용과 혈압강하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항산화작용이 있어 피부노화 방지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황정의 성질은 평(平)하고 단맛이 있다. 옥죽과 같이 폐와 위가 열로 인하여 건조해 기침과 끈끈한 객담이 생기거나 입안이 마르고 갈증이 날 때 진액을 생기게 하여 치료하는 작용은 비슷하다. 그러나 옥죽에 비하여 비위나 신장의 기능을 보하는 작용이 있다.

비위의 기능을 향상시켜 병후 체력을 회복시키고 소화력을 좋게 하며, 평소 비위기능이 좋지 않아 조금만 식사량이 늘면 속이 불편한 경우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신장의 기능 저하로 인하여 신체의 전체적인 기능이 떨어져 피로감, 수척, 신체허약 등에 전신을 보하는 효능이 있으며, 근골(筋骨)의 기능을 향상시켜 튼튼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즉 옥죽은 신체에 음을 보태며 진액을 생기게 하는 작용이 있으나, 황정은 비위와 신장기능을 향상시키는 효능과 음액을 보충하는 보음 효능이 옥죽에 비해 강하다. 약성 면에서 옥죽보다 황정이 중(重)하므로 옥죽은 차 등으로 오랫동안 복용할 수 있으나 황정은 장복하면 소화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약리학적으로 황정은 다당, 아미노산, 니코틴산 등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인체의 영양상태를 개선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옥죽과 마찬가지로 강심 및 혈압강하 효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옥죽과 황정은 속이 냉할 경우와 평소 대변이 묽은 경우에는 오랫동안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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