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창훈기자의 디지털 라이프] 온라인 입체지도

거리 직접 걷는 것처럼 '생생'

포털사이트 다음(Daum)의 지도 서비스에는 일반 지도에 없는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로드뷰'로 불리는 입체지도다. 클릭 한 번으로 우리 아파트 앞 슈퍼가 훤히 보이고 우리 아파트 주변의 상가들 간판도 하나하나 확인할 수 있다. 마치 직접 주변을 걸으며 보는 것처럼 생생하다. Daum은 구글의 스트리트뷰를 벤치마킹해 지난해 1월 서울을 대상으로 로드뷰 서비스를 시작했고 현재는 전국 서비스와 함께 지하철 내부나 문화유산 내부, 심지어 독도까지 로드뷰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다른 포털업체들도 잇따라 입체지도 서비스를 내놓았다. 다음과 네이버, 네이트 등 포털업계 '빅3'가 바야흐로 입체지도 전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로드뷰 어떻게 찍나

Daum 로드뷰는 입체지도에 있어 국내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길거리가 입체적으로 나오는 것은 '발품'의 힘이다. 촬영팀이 도보나 자전거, 차량 등을 이용해 부지런히 전국 구석구석에 다니며 찍는다. 촬영팀은 차량촬영팀과 실내촬영팀, 야외촬영팀으로 구성돼 있다. 차량촬영팀은 1대의 차량에 1명이 탑승해 자동화 시스템으로 촬영이 이뤄지고 실내촬영팀은 2인 1조로 구성돼 있다. 야외촬영팀의 경우 '세그웨이'(1인용 주행기기)나 자전거를 이용할 경우에는 2인 1조, 도보로 촬영할 경우에는 1인 1조로 촬영이 이뤄진다.

장비로는 어안렌즈('사각'(寫角)이 180°를 넘는 초광각렌즈)를 장착한 상용 DSLR카메라 4대가 사방에 설치된 특수기기를 사용한다. 4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전후좌우 방향의 사진을 찍은 뒤 필요 없는 부분을 버리고 연결되는 고리를 찾아 동그란 사진을 만든다. 이렇게 생성된 사진을 로드뷰 이용자는 돌려가면서 360도 회전하는 파노라마 사진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보고 싶은 곳에 마우스나 손가락을 갖다대면 사진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촬영하면서 GPS 위치 데이터 및 방위각을 사진에 입력해 지도와 연동시키기 때문이다.

촬영을 매일 하지는 않는다. 특히 거리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다. 비나 눈이 오거나 구름이 많이 끼어서 최상의 화질을 얻어내기 어려울 때는 촬영을 하지 않는다. 비가 온 후에도 차량 위에 탑재된 카메라에 물이 튀는 등의 이유로 최적의 사진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날씨가 맑고 도로의 노면 상태가 건조할 때 촬영 작업을 한다.

인권 침해와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는 부분은 민감하게 처리한다. Daum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서는 내부 자동화 시스템을 이용해 삭제를 하거나 흐리게 하고 있으며 차량 번호판이나 사람 얼굴은 하나씩 확인해 모자이크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체지도 전쟁

Daum의 로드뷰가 호응을 얻자 국내 다른 포털업체들도 입체지도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네이트는 지난 5월 Daum 로드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매장 내부의 전경까지 보여주는 '액션뷰'를 선보였다. 액션뷰는 네이트의 지역 시맨틱 검색 내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로 매장 내부를 보여주는 파노라마 지도 검색이다. 매장 입구 주변 모습이나 내부 인테리어, 판매 상품에 분위기까지 360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원하는 매장을 선택해 자동 둘러보기 기능으로 동영상처럼 움직이거나 마우스로 드래그해 건물 외부부터 입구, 테이블 위, 2층까지 마치 내부를 걸어다니듯 보여준다.

네이버도 반격에 나서고 있다. 다음에 뒤져 있는 실사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지난해 6월 항공 파노라마 서비스를 선보였다. 전국 주요 지역과 관광지를 항공기에서 여러 각도로 촬영한 사진을 파노라마로 구성한 것이다. 앞으로 제공 범위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또한 구체적인 시점을 밝히지 않았지만 조만간 다음 로드뷰와 비슷한 길거리 실사 이미지 서비스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업체들이 입체지도에 전력투구를 하는 것은 스마트폰 열풍으로 인해 모바일인터넷 환경이 지도 서비스 환경으로 바뀌고 있고 증강 현실(AR'Augmented Reality)이 새로운 킬러콘텐츠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apolonj@msnet.co.kr

사진'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