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런 사람이야.' 6년 만에 가요계로 돌아온 아저씨돌 DJ DOC가 요즘 부르는 노래 제목이다. 참 그들다운 곡명에, 그들다운 멜로디와 가사가 들을 때마다 흥을 돋운다. 최근 SBS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 양호섭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이상윤(29).
그에게는 '남자 김태희' '엄친아' 등의 닉네임이 늘 따라붙는다. 그러다 보니 그가 제대로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말하기도 전에 미리 선입견을 가지고 그를 대하게 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그의 실체보다는 겉모습이나, 스펙이라 일컫는 조건을 두고 그를 이해하고 판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우리는 이상윤을 잘 모르고 있다는 얘기. 그렇다면 그가 말하고 싶어하는 '나 이런 사람이야'는 어떤 모습일까.
▶나 이런 사람이야 #1
#평소에도 훈남일 것 같은데?
훈남이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좋죠. 그런데 저 사실 평소에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편이에요. 처음 보는 사람하고는 낯가리고, 친한 사람하고는 수다스럽게 떠들기도 하고 그런 편이에요. 드라마 속 인물로 굳이 꼽자면 제가 '신의 저울'이란 드라마에서 우빈을 연기했는데, 그 배역이 다른 캐릭터에 비해 저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른 인물도 제 안의 모습을 끄집어내서 표현하지만 우빈이란 인물의 경우 저와 스타일이 비슷해서 그런지 좀 더 실제와 같은 연기를 한 것 같아요. 하지만 연기를 하면서 성격이 많이 바뀌어서 요즘에는 낯가리는 것이 조금 덜해졌어요.
▶나 이런 사람이야 #2
#'엄친아'나 '남자 김태희'란 별명 어때?
처음에 그런 닉네임으로 불리는 것이 정말 감사했어요. 김태희 씨 같은 최고의 여배우와 견주어지는 게 영광이었죠. 하지만 '그 꼬리표가 계속 따라다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가졌어요. 어차피 저도 '돈 벌어 스타가 되겠다'가 아니라 '연기하겠다'고 마음먹었으니까요.
그래서 대중들이 이상윤이라는 이름을 말할 때 서울대가 먼저 나오기보다 연기자로 먼저 생각되는 시점이 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시간이 갈수록 버려야 하는, 잊혀져야 하는 존재가 된 것이죠. 마치 처음에 잘 모르다가 "아. 맞다. 저 친구 서울대였지" 하게 말이죠. 그런 면에서 이번 작품이 감사한 것이 그 전까지는 소위 서울대 출신인 것 같은 연기를 제가 해왔는데요. 이번에는 아주 먼 캐릭터라 그런 이미지가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 함께 연기하는 선배님들도 요새 "아. 그래? 참, 너 서울대였지" 하는 경우가 있어서 너무 기분 좋아요. 잠깐 생각 못하고 있다가 연기자로 저를 봐주셨다는 것이 감사해요. 물론 아직 한참 붙어있을 거라 생각해요. 단지 이제 조금씩 떼기 시작했으니까, 조금 더 떼 보려고요.
▶나 이런 사람이야 #3
#극 중 순정파인데, 실제도 그래?
그러고 보니 제가 연애를 못 한 지 1년도 더 됐네요. 극 중 호섭이는 부연주(남상미 분)에게 자동차도 선물한다고 하고, 정말 지고지순한 순정파로 나오는데요. 글쎄요. 저는 호섭이처럼은 아니지만, 예전에 연애했을 때는 학생이니까 지금에 비해 경제력이 없었잖아요. 학생의 경제력으로 해줄 수 있는 것들 다해 주려 하는 편이었어요. 제가 어떤 일을 하면 푹 빠져서 하거든요. 올인이란 말이 맞을 정도로요. 한 사람에게 제 마음을 다 준다는 면에서는 호섭이랑 비슷한데, 저는 호섭이처럼 순수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호섭이는 정말 현실에 그런 사람이 있을까, 할 정도로 순수하잖아요. 저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한 사람에게 충성을 다한다는 것은 비슷한 것 같아요. 그래서 호섭이가 연주에게 자동차를 사준다고 하는 것이 일맥 이해가 가더라고요. 두 사람은 결혼하기로 했잖아요. 그냥 여자친구였다면 다르겠지만 앞으로 부인이 될 사람한테는 가능할 것 같아요.
▶나 이런 사람이야 #4
그럼 지금 솔로란 얘기! 이상형이 어떻게 돼?
일단 선한 느낌이 나는 분이 좋아요. 외모라든가 여러 가지 외형적인 면이라든가 이런 것은 굉장히 주관적이잖아요. 전 느낌을 중요시하는데요. 굉장한 미인이라도 마음에 안 들 수 있고, 겉모습은 별로인 것 같은데 보면 볼수록 아름답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어요. 순간적으로 판단하기는 힘들 것 같고, 어쨌든 선한 느낌을 가진 분이 좋아요. 기가 너무 세지 않은, 부드러운 느낌이 있는 분을 만나고 싶어요. 제가 철저하지 못하니까 강한 성격의 분들을 만나면 당해내지 못할 것을 잘 알거든요.(웃음) 사실 작년부터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서 소개팅도 몇 번 했는데요. 아직 다시 보고 싶다, 계속 만나고 싶다란 느낌을 받은 사람이 없네요. 왜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이란 가사의 노래 있잖아요. 그 가사의 느낌 같은 사람 만나야죠.
▶나 이런 사람이야 #5
#너무 깨끗한 사생활 아닌가? 스캔들도 없고
스캔들 없으면 좋은 것 아닐까요?(웃음) 저뿐만 아니라 상대 배우나 다른 여성들도 서로 남자 여자로 보지 않으니 그런 것 같아요. 함께 연기한 분들의 경우 다 친한데 아무런 뒷말이 없는 것은 가족이나 친구처럼 지내서 그런 게 아닐까 해요. 극 중 동생으로 나오는 남규리 씨도 그렇고요. 정말 친오빠 친동생처럼 지내고 있거든요. 그런데 저도 한 번 스캔들 비슷하게 난 적 있었어요. 예전에 '사랑해, 울지마' 찍을 때 이유리 씨랑 사귀는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당시만 해도 저나 이유리 씨가 서로 편하게 지내는 사이가 아니라서 '우리 따로 연습하자'며 연기를 맞춰보는 경우가 잦았는데요. 그 모습이 사귀는 것처럼 보였나 봐요. 열애설 기사는 안 났지만 잠깐 그런 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서 저희 관계를 아는 사람들끼리 한참 웃었죠.
▶나 이런 사람이야 #6
#도전해보고 싶은 역이 있다면?
이번 드라마를 통해 깨고 싶었던 제 이미지가 두 개였어요. 반듯한 느낌과 잘난 엘리트 이미지인데요. 선하고 능력 있는 이미지의 캐릭터를 주로 맡다 보니까 저와 상관없이 그런 인물로 기억된 것 같아요. 그래서 호섭이를 통해 다 깨트리고 싶었어요. 다행히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런 게 다 깨지는 캐릭터더라고요. 자칭 '나쁜 남자'로 말이죠. 그러 면에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아쉽지만 호섭이가 '나쁜 남자'까지는 아니더라고요.(웃음) 저는 선한 역보다는 불량한 모습이 많은 역, 악역이 아니더라도 불량스러운 역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거칠고 마초적인 이미지 있잖아요. 그런 역을 하면 제 자신이 뭔가 보여주기 위해 연구를 많이 할 것 같아요. 그런 도전이 정말 하고 싶어요. 잘 해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데, 만약에 제가 못한다면 연기자로 성공하기 힘들 테니 꼭 해내야죠.
▶나 이런 사람이야 #7
앞으로의 특별한 계획은?
다른 것보다 빨리 사랑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그게 되게 중요해요. 우선 연기자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찾고 있는데, 빨리 찾았으면 좋겠어요. 연기적으로도 그런 행복함을 바탕으로 행복한 연기를 하고 싶고요. 고민도 행복함 속에서 하면 더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음 작품에서 가능하면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것이 제 목표예요. 제가 꿈꾸는 연기자는 어떤 역할이든 하나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하게 시도하고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거든요. 시청자 입장에서 봤을 때 같은 사람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변화를 주는 그런 내공이나 연기력이 쌓인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되면 보는 분들도 재미있겠지만 저도 신날 것 같거든요. 그런 면에서 저는 연기를 늦게 시작한 게 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릴 때부터 한 게 좋을 수 있지만, 저는 학생으로 또 일반인으로 살아온 세월이 길다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 매번 변신하는 연기자가 될 테니 기대 많이 해주세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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