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대는 저평가된 우량주"…임기 마치는 노동일 총장

"경북대는 정말 저평가된 우량주입니다. 몇 년만 더 지켜보시면 지역민들이 놀라게 될 것입니다."

이달 말 4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노동일 경북대 총장. 며칠 뒤면 평교수로 돌아가지만 아직도 그의 하루는 바쁘다. "오늘도 발전기금 행사를 갖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후임 총장님이 들어와서 일할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초심을 갖고 일할 생각입니다."

30여 분의 예정 시간을 갖고 시작된 인터뷰. 하지만 경북대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는 그의 열정은 1시간 40분 이상 이어졌다.

"취임 후 학교를 살펴보니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위상은 바닥을 향하고 있었고 각종 국책사업에서도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취임 한 달 만에 한의학전문 대학원 유치 경쟁에서 부산대에 밀렸을 때 정말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그는 당시의 위기감을 그대로 안고 4년 동안 일을 했다고 밝혔다.

"이제 경북대는 바닥에서 다시 올라가고 있습니다. U턴을 했다고 볼 수 있죠. 임기 동안 재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만큼 이제 구성원들이 발전에 대한 '의지'로 뭉친다면 경북대의 목표인 세계 100위권 대학 진입도 가능할 것입니다."

노 총장의 설명대로 조용하던 경북대는 지난 4년간 변화를 시도해왔다.

지루하게 논의만 했던 상주대와의 통합을 이끌어 냈고 칠곡 메디컬 센터 건립, 법학전문 대학원 및 약학대학 유치, 교육역량강화 사업 2년 연속 전국 1위 등 굵직한 외형적 성과를 일구어냈다.

"상주대는 통합 이후 아직 진통이 일부 남아있지만 향후 축산과 자동차, 생태환경 등 3개 특성화 캠퍼스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대학원 설립도 준비하고 있어 향후 경북 북부 지역 R&D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500병상으로 시작하지만 1천200 병상까지 확대되는 칠곡 메디컬 센터도 대구가 지향하는 메디시티의 밑거름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북대의 내부 역량 또한 질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고 노 총장은 강조했다.

"취임 후 교수들의 연구 역량강화를 위해 우수 논문 게재 시 최고 1억원까지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1교수 1조교제 등을 도입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북대 교수들의 연구 역량이 각종 평가에서 5~7위권으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그는 또 "캠퍼스 국제화를 위해 해외 30여 개 대학과 교류 결연을 하였고 연간 2천500명의 재학생들이 외국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며 "경북대 국제화 프로그램은 외교통상부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수준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 총장은 재임 기간 중 미완의 과제로 남은 '학교 법인화'의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법인화를 하지 않으면 국비보조금이 해마다 줄어들게 됩니다. 또 국립대의 한계를 갖고는 더 이상 성장을 하기 어렵습니다." 경북대의 미래를 위해서는 법인화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

"현재 직원들에 대한 인사권을 총장이 아닌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행사하고 있습니다. 또 부대시설을 통한 수익금은 전액 국고로 들어갑니다. 국립대 성격상 지자체의 지원도 받을 수 없고요. 더욱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의지가 국립대 법인화란 점입니다."

노 총장은 대학 통합(상주대)이 부산대(양산대)에 뒤진 것이 한의학전문대학원을 부산대에 내준 결정적인 배경이라고 했다.

"정부 방침이 전국 41개 국립대 중 선도 국립대 몇 개를 법인화해 집중 육성한다는 것인 만큼 하루빨리 법인화 작업을 마쳐야 한다"며 "충남대는 이미 지난해 법인화 방안을 만들었고 경북대보다 법인화 작업이 늦었던 부산대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총장은 "경북대의 위상은 곧 대구경북의 위상과 이어진다"며 "대구시나 경북도는 물론 지역민들이 경북대 발전에 대해 변함없는 애정과 관심을 보내달라"며 퇴임 인사를 대신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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