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등 육상 장거리 종목 선수들은 경기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심폐기능 향상을 위해 고지훈련을 널리 실시한다. 산소가 부족한 고지에서는 에리스로포이에틴(EPO)의 방출을 자극하여 적혈구수, 헤모글로빈 농도 및 근육의 모세혈관 밀도 증가를 통해 산소운반 능력을 향상시킨다. 이에 따라 고지에서 심폐기능을 향상시킨 후 평지로 내려오면 우수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
고지훈련은 오래전부터 이용되어 왔으나 마라톤 선수들에게 집중적인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1990년대 초반 여자육상 장거리의 강자로 떠오른 중국의 마군단 소속 선수들이 널리 이용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케냐, 멕시코, 스페인의 고지 출신 선수들이 세계 마라톤의 최강자로 떠오르면서부터다. 올림픽 마라톤의 2연패를 달성한 아베베 비킬라도 고지의 에티오피아 출신이었다.
고지훈련은 환경적 제약을 이용한 과학적인 훈련방법으로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고지대는 인간의 활동에 많은 제약을 준다. 고지 훈련은 보통 3, 4주 정도 지나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지나치게 오랜 기간 훈련하면 생리적 기능에 부담을 준다. 여자선수 경우 월경주기의 혼란을 겪기도 한다.
평지로 돌아온 후의 고지훈련 효과는 2, 3주 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고지훈련은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적절한 시기에 실시해야 한다. 고지훈련의 적정 높이는 해발 1,500~2,500m로, 높이가 낮으면 훈련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며 지나치게 높으면 러닝훈련이 불가능해져 오히려 부정적이다. 고지에서는 평지보다 훈련이 힘들다. 이 때문에 처음 1주 동안은 훈련강도를 65~70%로 낮추고, 적절히 적응한 후 본격적으로 하면 된다. 또 수분과 영양섭취, 과학적인 분석을 병행해야 한다. 고지는 습도가 낮기 때문에 수분과 탄수화물을 더욱 많이 섭취해야 한다.
고지의 환경효과와 고강도의 스피드훈련을 병행하기 위해 일반생활은 2,300~2,500m에서 하고, 훈련은 1,300~1,500m에서 하는 방법(Living high, Training low)이 널리 시도되고 있다. 세계 각국에는 유명한 고지훈련장이 많이 설치되어 있다. 케냐의 엘도렛(Eldoret)에는 2,300m 고지에 국제육상경기연맹 공인 상급훈련센터(HPTC)가 있으며 중국에는 해발 1,900m의 쿤밍(Kunming) 등 8곳에 고지훈련장이 있다. 쿤밍 고지훈련장은 잔디축구장 10면, 400m 육상트랙 2개, 실내체육관 2동은 물론 별도로 실내수영장 및 크로스컨트리를 포함한 육상전용훈련장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육상 및 수영계의 세계적 선수를 배출한 바 있다.
스위스와 프랑스의 알프스지방, 불가리아, 스페인 등의 산악지대에도 첨단과학시설을 갖춘 육상트랙, 실내수영장 등을 포함한 고지훈련장이 설치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해발 1,350m의 태백 함백산에 고지훈련장을 겸한 선수촌 분원이 설치돼 있다. 함백산은 높이 면에서 다소 미흡하지만 기후 등의 영향으로 산소부족 현상을 보여 육상선수들의 전지훈련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김기진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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