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희(69) 할머니는 지난주 경주에 사는 아들 내외집에 가기 위해 서대구시외버스터미널에 들렀다 깜짝 놀랐다. 며칠 사이 버스 요금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 이 씨는 "노인들한테는 몇백원도 큰데 버스 요금이 하루아침에 1천원이나 인상됐다"며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아 살기 어려운 판국에 버스요금까지 이렇게 올라서 어떻게 살겠느냐"고 했다.
이달 중순부터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요금이 줄줄이 오르면서 승객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서대구시외버스터미널의 경우 대구↔경주, 대구↔포항 등 각 구간 요금이 20여% 넘게 올라 승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요금 인상은 정부의 공공요금 조정 방침에 따른 것으로 지난달 30일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는 '2010년 공공요금 조정방향'을 확정해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운임을 각각 6.9%, 5.3% 올렸다.
정부 관계자는 "요금을 정할 때는 100원 단위 미만은 잘라내고 고속도로로 다니는 시외버스는 고속버스 운임 요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실제 시외버스 운임은 평균 4.3% 올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인상분까지 한꺼번에 적용하면서 정부 발표와는 달리 서대구터미널은 요금이 24%나 인상됐다.
대구↔경주는 기존 4천200원에서 5천200원으로, 대구↔포항도 7천400원에서 8천400원으로 요금이 1천원이나 올랐다. 서대구시외버스터미널 측은 "요금이 1천원이나 인상된 이유는 터미널에 따라 2008년도에 올리지 않은 인상분까지 이번에 함께 정부에서 올려줬기 때문"이라며 "시외버스 운임은 정부가 정한 대로 결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동대구시외버스 터미널은 대구↔경주가 3천900원에서 4천200원으로 소폭 인상됐다.
국토해양부는 "운임은 2008년 시외버스 18%, 고속버스 12.1% 인상키로 했으나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 두 차례 나눠 올리기로 조정했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 등으로 제때 인상하지 못했다"며 "미뤄둔 요금을 이제 와 올리는 것이고 요금 인상률을 최소한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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