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성격차이), 아이 문제, 성(SEX), 어린 시절 상처….'
부부생활, 참 어렵다. 예기치 않은 곳에서 갈등이 터지고 잘못 다루면 폭발 직전까지 가기 십상이다. 오죽하면 무촌이겠는가? 돌아서면 남이라는 얘기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결혼 생활이 파탄나면서 형편없는 골프 실력을 보여준 최근 사례가 있지 않은가. 우즈의 부인이었던 엘린 노르데그린은 이혼하면서 "지옥을 지나왔다"는 표현까지 했다.
부부란 관계는 깨지기 쉬운 그릇과 같은 것이다. 지뢰는 곳곳에 깔려 있다. 행복의 조건이 만약 정확하게 100가지라고 했을 때도 그 조건을 다 만족시키기는 힘들다. 그런데 실제 삶은 1천 가지, 1만 가지의 어려움이 따르고 어디에서 어떤 복병을 만날지 모르는 일이다. 그렇다고 피할 수는 없다. 부부끼리 대화로 해결하든, 주변 친지들에게 도움을 구하든,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든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갈수록 어렵고 복잡해지는 부부 및 가족갈등을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눠 그 해결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외도와 성격차이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는 40대 후반의 부부. 자녀들은 타지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 부부만 생활하고 있다. 남편의 평균 귀가 시간은 오전 1시. 회사에 다니는 아내는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자정 전에 자는 경우가 많아 두 사람이 얼굴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침에는 서로 바빠 5~10분 정도 잠깐 대화하는 것이 전부다.
그래도 이 부부는 서로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날 아내는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고 말았다. 남편은 이혼할 생각이 없으며, 결혼생활은 유지하되 서로 간의 사생활은 지켜주기를 희망했다. 이 상황에서 아내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과 자녀들 생각에 이혼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요즘 흔히 하는 말로 '윈도 부부'로 살고 있다.
성격차이로 인한 파탄 사례는 흔한 편이다. 결혼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별거 생활에 들어간 부부도 있다. 뭐든지 급하게 하는 남편 때문에 가정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은 아내가 집을 뛰쳐나가 버린 것이다.
☞가정은 가족 구성원 중 어느 한 사람만이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한다고 해서 건강한 가정이 되는 것이 아니다. 남편이 경제적인 책임만을 다한다고 해서 그 가정이 건강한 가정이 될 수도 없다. 외도에 대한 방치 책임도 사실 아내에게 있을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가슴 속에 있는 것을 털어내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6개월 만에 별거에 들어간 부부 역시 남편의 말을 들어보면 아내가 이해할 측면이 분명 있을 것이다.
◆아이 문제
아이 때문에 가정의 평화가 깨지는 경우도 많다. (사)한국가족상담협회 대구중앙가족상담센터 상담사례 중 8살 된 아들로 인해 이혼의 위기에 놓인 가정도 있다. 이 아이는 상담실에서 각종 심리 검사를 받은 결과 우울증과 충동성, 공격성 등이 높게 나왔다.
그래서 아이의 엄마와 할머니를 각자 상담했는데 고부간의 갈등이 너무나 심했다. 중간에서 아이의 아빠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고 그로 인해 심장수술까지 받았다고 했다. 이러한 가정을 '역기능 가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역기능 가정을 해결하고자 8살 된 아들이 증상을 보였던 것이다.
10살과 12살 두 아들을 둔 한 맞벌이 부부는 직장에 있어도 항상 불안하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일주일 중 3일은 서로 격하게 다퉈 물건을 부수거나 가벼운 상처를 입기 때문이다. 두 아들 때문에 바람 잘 날이 없다.
☞사실 아이는 백지 상태에서 보고 느낀 대로 행동한다. 부부간에 폭언이 오가고 항상 티격태격하는 분위기 속에서는 아이들의 정서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위 사례 역시 고부간의 갈등이 상담을 통해 해결되자, 아이는 너무나 명랑해졌고 문제 증상도 없어졌다. 두 아들을 둔 부부 역시 아이들이 어릴 적 부부가 가재도구를 부수고 던지면서 싸우는 모습을 자주 봤기 때문에 그렇게 격하게 다툰 것으로 드러났다.
◆성(SEX)
성에 대한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한 경우가 많다. 회사원인 한 여성은 밖에서 사회생활을 할 때는 에너지가 생성된다며 아무리 피곤해도 웃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는데 집에만 들어가면 녹초가 돼 버렸다. 이 여성의 남편은 아내가 자신에게 성적 만족감을 주며 집안일도 잘 해 주기를 바랐지만 상황은 정반대로 흘렀고, 가정에는 불화가 끊이지 않았다. 남편은 집에 있으면 죽을 것만 같다는 아내에게 집에 있기를 강요할 수도 없었다.
결혼하자마자 서로에 대한 의심으로 믿음이 깨져버린 신혼 부부도 있다. 아내는 이상한 체위를 요구하는 남편이 아무래도 변태나 성적 밝힘증이 너무 심각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돼 항상 잠자리 들기가 불편하고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된다. 반대 케이스도 있다. 너무 자유자재로 성 행위를 즐기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남편이 아내가 너무 헤픈 여자가 아니었을까 의심하는 것이다.
☞성은 사실 솔직함과 대화를 밑바탕에 깔고 있어야 한다. 특히 부부간에는 서로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에 대해 그렇게 해도 될지 미리 얘기를 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때도 배우자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다. 특히 남성들은 섹스를 삽입이라고 생각하지만 여성들은 정서적 지지를 많이 받는 상대와의 잠자리에서 더 많은 기쁨을 누린다.
◆어린 시절 상처
부부는 각자의 어린 시절의 발달 단계에서 채워지지 못했던 결핍과 욕구를 배우자를 통해서 채우려고 필사적으로 매달리게 되고, 서로를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도록 하기 위한 힘겨루기에 돌입하게 된다.
한 20대 여성은 돈 많은 남성과 일찌감치 결혼을 하게 됐지만 막상 갈등이 시작되자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이 여성은 남편이 지독하게 가난했던 자신의 과거도 보상해주고 자신의 부모들에게 어느 정도 경제적 도움을 주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결혼을 하고 나니 그 욕구가 충족되지 못했던 것이다. 이 여성은 남편의 인격보다는 돈을 먼저 생각했다.
어릴 적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크게 상처를 받은 한 남성도 자신은 결혼하면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굳은 다짐을 했지만 언젠가부터 자신 역시 폭력을 쓰고 있었고, 결국은 아내가 집을 뛰쳐나가 버렸다.
☞부부는 각자가 어린 시절부터 생존을 위해서 학습되어진 방어기제들을 배우자에게 사용하게 된다. 대부분의 부부들이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오히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 매달리고 배우자에게 다시 상처를 주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배우자는 당신의 성장의 열쇠'라는 말을 염두에 두자.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도움말:(사)한국가족상담협회 대구중앙가족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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