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의욕적으로 대회 유치와 준비를 한 2010 세계소방관경기대회가 29일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가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졌지만 외국인 선수 참가 비율이 극히 낮았고 경기운영이 매끄럽지 못한 것은 물론 시민들도 외면해 내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의 부실도 우려되고 있다.
또 시와 대회 주최측은 41억원을 들여 이번 대회를 준비했지만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을 연계시키는 준비도 허술했다. 시는 대회 유치시 2천여명 이상의 외국인 선수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체 6천여명의 선수 가운데 외국인은 1천200여명만 참가했다.
◆명색은 국제행사, 운영은 안방대회="매트 더 없어요? 오르다가 떨어지면 위험할텐데." "여러군데 알와봤는데 더이상 없답니다. 예정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그냥 하죠."
세계소방관경기대회 75개 경기종목 중 백미라는 '최고소방관경기' 주관 관계자들이 한 얘기다. 4m 높이의 장애물 아래 안전 매트없이 결국 경기는 진행됐다.
시민들의 관심도 끌지 못했다. 무료로 개방된 경기장마다 관중은 손꼽을 정도여서 '안방대회'에 그쳤다.
피터 리히(63·아일랜드)씨는 "TFA(최강소방관경기) 첫째날 경기 시간이 1시간이나 지연돼 다른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리버풀에서도 경기 지연이 있기는 했지만 길어야 고작 10분 정도였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페데리코 카사도(32·스페인)씨는 "기록을 알 방법이 없다. 홈페이지도 알아보기 힘들어 경기관련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며 "전화는 더더욱 힘들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경기운영 체계가 미흡해 자원봉사자들의 불만을 샀다.
자원봉사자 박지은(22·여)씨는 "오전 8시30분까지 경기장에 오라고 해 시간에 맞춰 갔더니 아무런 준비가 돼 있지 않아 오전 내내 대기만 했다"며 "개막식에는 자원봉사자를 너무 많이 불러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할 일이 없어 그냥 돌아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무보조 자원봉사를 맡았던 서하늬(23·여)씨는 "사무 보조라고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랍어 통역을 시켜 크게 당황했다"며 "국제대회를 이렇게 허술하게 준비해서야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관광연계 효과 미미=참가자들에게 보여줄 관광준비도 허술했다. 외국인 상당수는 홈페이지를 통해 관광지를 미리 정해오지만 세계소방관경기대회 홈페이지에는 관련 링크가 없었다.
조직위도 "관광 관련 업무는 외부 업체에 맡겼다"며 전략적 접근이 없었음을 시인했다. 그 결과 대구 주변 관광프로그램은 팔공산 관광 하루 코스 등에 한정됐다. 수탁한 관광 회사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미리 알아보고 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행선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대회와 관련해 외국인들의 관광 문의는 200여건이었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숙박과 관광 등을 통해 101억원의 경제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절반의 효과도 못거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직접 경제효과만 55억여원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는 외국인 참가자 2천500명이 2천100개의 호텔방에서 10일 내내 머무른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
이에 대해 조직위는 "국내 소방관련 행사가 대구에서 열리면서 대구가 안전도시라는 상징적 효과를 거뒀다"며 "날씨가 더워 시민 호응이 떨어지는 바람에 소방관들의 축제로 머무른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진·노경석·황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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