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술국치 100년] 향산 순국 과정 생생하게 기록

◇청구일기

퇴계 이황의 11세손 향산 이만도의 죽음을 전해주는 '청구일기'(靑邱日記)와 '향산이선생순국유허비'(響山李先生殉國遺墟碑)가 그의 죽음의 의미와 교훈을 전해주고 있다.

'청구일기'는 향산이 대한제국이 망한 뒤 청구동에서 24일간 단식하다 순국에 이르는 과정을 기록한 것. 여기에는 거듭 음식을 권하는 며느리에게 '물 한 잔을 가져오라' 해 마셔 며느리에게 자책감을 덜어줬고, 집안 손자인 국호에게 옛 학문인 성리학을 지키라고 당부해 신교육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기록도 있다.

그는 자신이 죽은 뒤 '순국'과 '선생'이란 말을 사용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또 초하루 보름 삭망전을 올리지 말라고 하는 등 제문과 장례, 제례 절차를 점검해 스스로 나라 잃은 책임감을 다하려 했다.

향산이 일제의 침략에 단식으로 항거하다 순국한 만화공 종가 집터인 안동시 예안면 인계리에는 '향산이선생순국유허비가 세워져 있다. 광복 후인 1949년 정인보가 그의 행적을 글로 짓고 김구가 비문의 제목을 써 그의 정신을 후세에 전하고 있다. 이곳을 안동시가 수년 전에 '향산공원'으로 조성해 향산의 죽음 의미와 뜻을 전해주고 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