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등 '길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경북 북부지역인 청송, 영양, 봉화와 강원도 영월을 잇는 길이 만들어진다.
청송에서 영월까지 150㎞에 이르는 이 길의 이름은 '외씨버선길'. 영양 출신인 조지훈 시인의 시 '승무'에 나오는 외씨버선에서 이름을 따왔다. 옛길을 복원해 전통미를 갖춘 길을 만든다는 뜻에서, 오이씨처럼 볼이 조붓하고 갸름하여 맵시가 있는 버선을 일컫는 외씨버선이란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다.
봉화·영양·청송군과 강원도 영월군은 함께 옛길을 복원해 관광자원화하는 연계 협력사업을 하기로 하고 이달 26일 영양군청에서 사전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군은 물론 도 간 경계를 허무는 초광역 개발사업의 하나로 추진하는 옛길 복원사업은 4개 지역을 연결하는 31번 국도를 중심으로 생태·문화·역사가 어우러진 길을 만드는 것이다. 청송에서 영월까지 150㎞에 이르는 길을 만드는 데 국비 33억원을 포함해 사업비 81억원이 우선적으로 투입된다.
금강소나무로 대표되는 지역의 원시 산림을 '걷는 길'로 묶어내는 이 사업은 지식경제부 산하 산업기술진흥원 사업 공모에 당선돼 경북북부연구원이 주관해 추진한다.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의 하나인 봉화·영양·청송, 이른바 BYC지역이 연계 협력을 선언한 지 1년여 만에 추진하는 첫번째 사업이다.
경남과 전남·북 7개 시군이 함께 추진해 성공을 거둔 '지리산 둘레길'을 모델로 하고 있지만 영양·청송의 문학 여행지 등이 보태질 경우 더 큰 성과가 기대된다. 앞으로 3년 동안 13개 걷기 길 코스를 개발하고 길 해설사를 코스별로 육성해 스토리텔링을 보강하는 등 경관 위주의 다른 길 조성 사업과 차별화할 계획이다.
BYC, 세 기초단체는 외씨버선길 조성에 이은 두번째 광역사업으로 50억원을 들여 청송에 공동 사과가공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경북북부연구원 사업단장을 맞고 있는 경북대 권오상 교수는 "정부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내세워 지역간 공동·연계사업 추진을 유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중복 투자도 막으면서 규모의 경제도 실현할 수 있다"고 했다.
박선규 영월군수는 "외씨버선길 조성은 좋은 아이디어"라며 "자치단체들이 서로 협력하면 의외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동수 청송군수는 "걷기 열풍에 힘입어 외씨버선길도 전국적인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봉화, 영양, 청송 등이 힘을 합쳐 연계 협력사업을 적극 발굴·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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