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이순나(34·대구 수성구 파동) 씨는 지난주 옷장을 열었다 깜짝 놀랐다. 퀴퀴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옷장 안쪽에 있는 겨울옷을 뒤지다 곰팡이가 핀 것을 발견했기 때문. 이씨는 "세탁소에서 다행히 못쓸 지경은 아니라고 해 가슴을 쓸어내렸다"며 "이렇게 더운데 곰팡이가 필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곰팡이가 옷장을 점령하고 있다. 무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장롱 속 겨울옷에 곰팡이가 피면서 세탁소마다 곰팡이 제거 의뢰가 줄을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곰팡이는 옷을 상할게 할 뿐 아니라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세탁업중앙회 대구경북지회 양승홍 부회장은 "겨울옷의 경우 고가의 제품이 많은데 가정에서 관리에 소홀한 것 같다"며 "곰팡이 때문에 오리털 파카 등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제품을 들고 세탁소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곰팡이 생육은 날씨가 좌우한다.
김현수 계명대 미생물학과 교수는 "곰팡이는 대체로 상대습도 65% 이상에서 생겨나 70% 이상이면 생육에 이상적인 조건이며 온도도 25~30℃에서 잘 자란다"고 말했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대구의 올 7월 평균 상대습도는 69.5%, 8월은 68.9%로 평균 기온도 각각 26.7도, 28.9도를 기록해 최적의 곰팡이 생육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탁업계는 순모제품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땀이나 음식물 냄새를 잘 흡수할 뿐 아니라 땀이 묻은 옷이 옷장으로 들어가면 땀 속 곰팡이가 번식하기 쉽기 때문이다. 비닐 포장을 씌우는 것에도 주의해야 한다. 통풍을 막아 곰팡이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옷에서 자라는 곰팡이가 두통이나 알레르기성 비염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곰팡이 번식을 막기 위해 장롱 문을 자주 열어 환기시키고 의류는 햇볕에 10분 정도 내놓으면 좋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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