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사용하는 이들이라면 하루에도 수백 번 만지는 것이 있다. 바로 마우스다. 마우스를 써본 사람은 마우스로 인해 컴퓨터 조작이 얼마나 편한지 안다. 마치 손과 하나인 양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마우스는 위기를 맞고 있다. 신기술인 터치스크린 방식이 점차 PC 주변을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40년 넘게 PC와 찰떡궁합을 이룬 마우스는 앞으로 과연 어떻게 될까.
◆키보드'마우스 없는 터치스크린 PC 등장
2002년 개봉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면 주인공이 허공에 만들어진 스크린을 손으로 이리저리 조작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온다. 당시 사람들은 '어차피 SF영화니까 저런 모습이 가능하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0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터치스크린 방식은 우리 생활에 급속도로 파고들고 있다. 영화보다는 원시적인 기술이지만 화면을 손가락으로 터치해 작동시키는 터치스크린 방식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터치스크린 방식이 PC에서도 점차 많이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애플 아이패드나 삼성 갤럭시탭 등 태블릿PC(키보드가 필요없는 휴대용PC)가 터치스크린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PC는 손가락 하나로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더욱이 데스크톱 PC에서조차 일체형 터치스크린 PC가 나왔다. 소니 등 각 컴퓨터업체에서 마우스나 키보드가 전혀 없는 데스크톱 PC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PC업체인 HP는 한 발 더 나아가 터치스크린 소프트웨어인 터치 프로그램도 내놓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마우스가 시장에서 곧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마우스 퇴출이 아직 시기상조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빌 게이츠는 아이패드를 보고 외부 인터페이스가 전혀 없어 실망스럽다며 마우스나 터치펜이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남대 컴퓨터공학과 곽종욱 교수는 "마우스가 고부가가치 제품이 아닌데다 끊임없이 발전하기 때문에 일반 PC가 유지되는 한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다. 세계적인 컴퓨터 주변기기 전문업체 로지텍코리아의 한 관계자도 "아직까지 정확하고 미세한 입력을 원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게이머 입장에서는 게임을 할 때 무게감이나 터치감 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른바 '손맛'을 원하는 PC 사용자가 많다는 것이다. 매년 마우스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도 '마우스 퇴출론'이 맞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했다.
◆나무에서 광마우스로 40년 동안 진화
세계 최초의 마우스는 1968년 더글러스 엥겔바트라는 미국의 발명가가 개발했다. 당시 마우스는 나무상자에 단추 하나, 바퀴 두 개가 달린 형태였다. 이렇게 개발된 컴퓨터용 입력기기를 보고 엥겔바트 연구소 직원들이 생쥐같이 생겼다고 해서 마우스라고 명명했다.
마우스는 지난 40년간 PC만큼이나 눈부신 발전을 해왔다. 나무 재질이었던 마우스는 볼을 통해 인식하던 마우스에서 다시 광마우스로 진화했다. 요즘 출시되는 대부분의 마우스는 선이 없다. 블루투스(근거리 무선전송기술)를 이용해 무선으로 컴퓨터를 조작한다.
여기서 좀 더 발전해 최근에는 어떤 표면에서도 작동하는 마우스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로지텍의 경우 유리나 화강암 등의 고광택 표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크필드 기술을 이용한 마우스를 내놓았고, MS(마이크로소프트)도 단단한 주방 조리대에서부터 나무, 대리석, 거실 카펫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표면에서 마우스를 사용할 수 있는 블루트랙 기술을 적용한 마우스를 출시했다.
이 밖에도 최홍만처럼 거구의 사용자도 편하게 잡을 수 있는 개인 맞춤형 마우스, 물에 씻어도 고장 나지 않는 마우스, 말랑말랑한 점토를 재질로 채택한 친환경 마우스, 연필을 잡듯이 수직형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마우스 등 다양한 형태의 마우스들이 시장에 나와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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