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가 일어난 지 9년이 지났다. 테러 발생 9주년을 앞두고 미국이 시끄럽다. 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 이슬람 사원(모스크)이 건립되면서 격렬한 찬반 시위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라운드 제로'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코르도바 이니시아티브'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1억달러의 예산으로 YMCA와 유대인 센터와 성격이 유사한 13층 사원을 건설하는 것이다.
모스크 건립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9'11 테러를 일으킨 이슬람 세력들이 테러 현장에 승전 기념탑을 세우는 것"이라며 발끈하고 찬성하는 사람들은 "미국에서 종교 활동은 자유"라면서 "이를 가르치면서 정작 이것을 실천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9'11 테러 이후 미국에서 이슬람인으로 살아가기가 힘들어졌다. 이슬람교도라는 이유로 아이들이 학교에서 폭행당하고, 그들이 운영하는 가게가 습격당하고, 길거리에서 테러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 내 이슬람인들의 이런 현실을 그린 영화가 '마이 네임 이즈 칸'(2010년)이다. 인도 출신 신인 감독 카란 조하르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이슬람교도 칸을 통해 미국의 당당한 시민으로 살아갈 권리를 요구하고, 또 애원한다.
장애를 겪고 있지만 칸은 엄마로부터 인간답게 살라는 가르침을 받는다. 어른이 된 칸은 동생이 살고 있는 미국으로 건너온다. 그리고 칸은 활달한 성격의 싱글맘 만다라를 만난다. 첫눈에 반한 칸은 그녀를 지켜주고, 만다라도 칸의 순수한 모습에 마음을 열고 결혼을 한다.
그러나 이 행복도 잠시, 모든 것을 바꿔버리는 큰 재앙이 일어난다. 9'11 테러사건이다. 힌두교도였던 만다라와 달리 이슬람교를 믿는 칸은 이후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고 급기야 만다라의 아들 샘이 폭행당해 사망한다. 샘의 죽음이 칸 때문이라고 생각한 만다라는 칸에게 절규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나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라고 말해. 미국 대통령에게 말해. 내 이름은 칸이고, 난 테러리스트가 아니라고. 당신이 그렇게 할 수 있으면, 그때 돌아와."
버림받은 칸은 길을 떠난다.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그가 온다면 어느 도시든 달려간다. 그러나 그의 이런 행동은 오해를 받는다. 오히려 테러리스트로 오인받아 고문까지 당한다. 그러나 세상에 그의 사연이 소개되고 마침내 미국 대통령에게까지 전달된다.
'마이 네임 이즈 칸'은 미국에서 이슬람교도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잘 보여준다. 미국의 일원이 되기 위한 이슬람인들의 처절한 절규를 감독은 감동적으로 그려주고 있다. 제목은 종교적 자유를 누리며 떳떳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그들의 마음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김중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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