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공연의 계절이다. 여름 휴식기 이후 9월이 되기가 무섭게 공연들이 줄을 잇는다. 음악 연주 공연이 활발해지고 있고 주목할 만한 연극, 뮤지컬 공연도 무대 등장을 기다리고 있다. 그만큼 예술 애호가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됐다.
◆연극 '리타 길들이기'=10일부터 12일까지 뉴컴퍼니 소극장에서 무대에 오른다. 원작자 윌리 러셀은 영국 리버풀 출신으로 사회적 통속 관념을 뛰어넘는 인간의 진정한 가치를 솔직하고 대범하게 통찰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런던 비평가상(1974) 골든글러브상(1984) 이보르노벨르상(1985) 등을 수상했다.
영문학 교수인 프랭크(박일룡)와 개방대학 학생으로 들어온 아줌마 미용사 리타(정효진)가 이 연극의 주인공. 한 장소에서 단 두 사람만이 벌이는 아주 간단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20대 중반의 결혼한 미용사 리타는 개방대학에서 일상생활에 지쳐 늘 술에 찌들어 사는 프랭크 교수를 만난다. 리타의 정열이 자포자기 상태에 놓여있는 무능한 주정뱅이 프랭크 교수의 잠을 깨우게 된다.
이 연극은 '인간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통속적인 판단 기준을 단호히 거부하고 지식인들의 위선을 통렬히 고발하고 있다. 특히 남성 작가의 작품임에도 여성 심리 묘사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경 음악과 각 장면 사이에 이어지는 브릿지 음악을 라이브로 연주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053)290-9507, 010-9260-3520
◆생활로맨틱 연극 코미디 '사랑한다 웬수야'=장소를 옮겨 예술극장 엑터스토리에서 14일부터 앵콜 공연에 들어간다. 김나영 작, 이홍기 연출의 이 작품은 재미있다는 입소문에다 출연자들과 스텝진의 열정으로 관객 동원을 이끈 전형적인 소극장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5월 초연 이후 100회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4천여 명의 유료 관객들이 관람한데다 공연이 진행될수록 전석 매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극단 CT측의 설명이다.
남녀간의 연애와 결혼, 갈등 구조를 진솔하게 풀어낸 작가의 탄탄한 구성력과 꾸밈과 과장 없는 웃음의 미학을 선사하는 연출의 감각적인 표현이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80분 동안 남녀의 알 수 없는 복잡한 관계를 해학적으로 잘 풀어내고 있다.
'느끼남'으로 열연하고 있는 배우 이광희는 대구 연극계의 중견 배우로 그 존재감을 표출시켰다. 상큼,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갖고 있는 김은미, 우혜림은 지역 연극계의 새 활력소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광우 극단 CT 대표는 "공연 만족도를 유지해 지역 소극장 최장기 공연 기록을 목표로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053)256-0369
◆대구산 창작 뮤지컬 '1224'='2010년 대구문화재단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되어 8일부터 12일까지 남구 대덕문화전당 무대에 다시 오른다. 원작은 물론 작곡과 연출까지 순수한 지역 창작물인 이 작품은 여고 동창 사이인 김진미, 금미미, 이상미 등 세 명의 여자가 갖는 결혼, 연애, 우정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줄거리로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공연된 이 작품은 수정·보완 작업을 계속 거쳐오며 완성도를 높였다. 탄탄해진 구성과 배우, 발전된 무대와 조명의 변화를 바탕으로 '우정, 사랑, 꿈을 찾아 떠나는 행복한 하늘 여행'이란 타이틀로 재공연에 들어가는 것이다. 제작을 맡은 초이스 시어터는 지방산 공연도 성공할 수 있다는 본보기가 되겠다는 각오다. 연출을 맡은 최주환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추억들을 재치있는 아이디어로 발전시킨 뮤지컬 '1224'는 사랑에 빠진 이들에게는 지금의 사랑의 소중함을, 사랑에 아파했던 이들에게는 그 추억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옆에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이며 나의 이야기 라는 점을 강조한다. 평일은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에는 오후 3시와 7시 30분에 막을 올린다. 053)622-0703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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