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섬유산업 '부활의 노래'…초경량·산업용 고부가 전략

상반기 수출 28%나 늘어

올 들어 대구경북의 섬유산업 생산 및 수출이 크게 증가하고, 설비 투자도 확대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대구경북을 비롯한 한국 섬유산업은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후발국들의 저가 공세로 경쟁력을 급속히 상실해 1990년대 중반 이후 계속 설비투자가 축소되고 생산량도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대구경북의 섬유산업은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지역 섬유제품 생산·수출 늘어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구경북 섬유제품 생산과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17.2%, 27.8% 증가했다. 올 2분기 중 지역 섬유산업의 생산지수는 101.4로 2007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역 섬유산업의 BSI(업황지수)는 올 7월 104로 지역의 월별 BSI조사가 시작된 2003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현재 많은 섬유업체가 완전가동 상태에서도 주문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의 섬유제품 수출은 올 상반기 중 13억9천4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8% 증가했다. 연간 수출 규모는 2000년 30억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섬유제품 수출단가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고부가가치제품 수출 확대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상승했다.

올 상반기 중 지역에서 수입된 섬유기계는 3천24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13.9% 증가했다. 하지만 설비투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자동화 등으로 취업자는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지역 섬유업체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당분간 고용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올 상반기 중 전국 섬유산업의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지역섬유 경쟁력 상승 요인

대구경북 섬유산업이 호전되고 있는 것에 대해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경제조사팀 김병조 과장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해외 바이어의 인식 변화, 경영체질 강화 등으로 경쟁력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초경량·산업용 섬유 등을 중심으로 품질 경쟁력을 축적해 왔기 때문이라는 것.

지역의 업체들이 주력제품인 의류용 직물은 초경량·극세사 제품, 전후 가공기술에 의한 기능성 제품 등을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이 그 예다. 대구의 ㈜ST원창은 15~20데니어 초경량 기능성 스포츠·아웃도어 의류용 직물을, 경북 칠곡의 ㈜덕우실업은 국내 최초로 천연 실크와 비슷한 20데니어급의 초경량 실크 감촉 직물을 개발해 수출과 내수 매출액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부가가치가 높은 타이어코드 등 산업용 섬유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경북 구미 소재 효성은 의류용 원사 이외에 자동차 타이어용 특수사인 타이어코드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구의 동원산자는 산업용 특수섬유(타포린, 지오그리드, 군용헬멧, 보트 소재, 방탄복 원단 등) 및 인코팅 제품(블라인드) 등을 생산해 미국, 호주, 남미 등에 주로 수출하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박원호 경영지원본부장은 "지역 섬유산업이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은 기능성이 가미된 차별화된 제품을 대량 생산하고, 업체들이 자기상표 부착생산방식(ODM)으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는데다 외부적으로는 중국과 베트남 등지의 인건비 상승과 노동조건 개선 움직임 등이 국내 섬유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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