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유교의 최고 경전이라고 할 수 있는 논어 20편을 여는 첫머리 문장이다. 이 구절에서 학습이란 말이 나왔다. '學'은 남에게 배운 뒤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까지를, '習'은 반복을 통해 익혀서 체득하는 것까지를 의미한다고 한다. 익혀 체득한다면 반드시 실천해야 하므로 학습이란 배우고, 깨달아서, 반복해 익혀 체득한 뒤, 실천하는 것까지 모두 아우른다는 해석이 나왔다.
사실 우리 선조들은 공부를 평생 해야 하는 일로 여겼다. 퇴계 이황은 "공부는 한 번 뛰어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거쳐 해야 하는 막중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학습이란 말 자체에 평생의 개념이 녹아 있음을 새삼 들추어 보인 것이다.
퇴계가 살았던 조선 중기 때에도 평생학습이 강조됐는데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하고 지구촌이 좁을 정도인데다 평균수명은 79세나 되는 요즘에는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 그래서 정부가 이를 진작시키기 위한 정책으로 평생학습도시를 지정한 게 벌써 10년 전 일이고, 광역자치단체장에게 평생교육 진흥의 책임을 지워 교육감과 함께 역할을 다하도록 법을 개정한 게 3년 전이었다.
3일부터 5일까지 안동에서 펼쳐지는 제1회 경북 평생학습 축제는 2007년 말 개정된 평생교육법에 따라 경북도가 시군, 교육청, 도서관, 평생학습단체와 함께 마련하는 행사다. 이번 축제는 여러 면에서 기대받는 바가 적잖다. 지난해 1회 대회를 계획했는데 신종플루 사태로 1년을 기다린 점, 그 전까지 전국에 76개 있는 평생학습도시인 안동, 구미, 칠곡, 경산에서 번갈아가며 지역 단위 행사로 열렸던 것을 이번에 확대한 점 때문에 그렇다.
여기에 도내에선 가장 먼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고 평생학습도시 대상도 받았던 안동에서 축제가 열리면서 지역 특성을 살려 오륜(五倫)과 함께 유교 윤리의 근본인 오상(五常'인의예지신)을 축제 콘셉트로 삼은 것도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100개가 넘는 홍보'전시 부스에 90가지의 무료 체험 프로그램과 1천 점이 넘는 수강생 작품, 각종 공연에 조선시대 과거시험을 재현하는 백일장, 사생대회까지 준비돼 있다니 온 가족이 와서 어른은 어른대로, 어린이는 어린이대로 평생 배우고 익힐 거리와 방법과 열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상훈 북부본부장 azzz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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