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 백마 타고 달리는 재미에 결혼도 잊고 살아요"

영천 운주산 승마장 수석교관 이경숙씨

영천 운주산 승마장 수석교관 이경숙(42'여) 씨는 결혼 계획은 있지만 아직은 말이 더 좋다고 할 만큼 승마를 즐긴다. 15년 전 말을 키우는 친구집에 놀러갔다 우연히 승마체험을 한 뒤 고소공포증과 동물에 대한 거부감이 한꺼번에 사라졌다고 한다. 이후 본격적으로 승마를 배우면서 생활체육승마지도자 3급 자격증까지 따게 됐다.

그녀는 "승마를 시작한 후 변비, 빈혈, 복부비만 등이 사라지고 혈액순환이 잘 되고 피부탄력이 좋아져 예쁜 몸매를 갖게 됐다"고 자랑했다.

이 씨는 운주산 승마장에서 유일하게 백마를 소유하고 있다. 4년 전 구입해 '루시아'란 애칭을 붙인 백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 올덴버그산으로 작은 아파트 한 채 가격이다. 옆으로 가기, 뒤로 가기, 발바꿔 뛰기 등 마장마술 테크닉에 적합한 말이다.

이 씨가 이 말에 쏟는 사랑은 남다르다. 말에 대한 애착이 삶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을 되찾게 해주었기 때문. 그녀는 자신을 태워주고 빛나게 해 주는 말을 직접 씻겨주고 먼저 챙긴다. 몇 년 전 여름 더위로 말이 기운이 없을 때 십전대보탕을 달여 두 달이나 먹인 적도 있다. 주위 사람들에게 "말에게 쏟은 애정만큼 사람에게 정성을 기울였으면 결혼을 열두 번도 더 할 수 있었겠다"는 농담을 들을 정도다.

승마장에 출근하면 마방부터 찾는 그녀는 "말은 시각이 아니라 목소리, 체취, 촉각 등으로 주인을 알아본다"며 "루시아란 이름을 부르면 달려와 귀를 쫑긋 세운다"고 했다. 말과 공감할 만큼 정성을 쏟은 결과 그녀는 최근 열린 한일사회인승마대회 마장마술 부문에 애마 루시아를 타고 참가해 우승을 하기도 했다.

그녀는 "승마교관이라는 직업을 갖고 보니 좋아하는 말과 하루종일 함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승마가 대중화되면 교관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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