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스런 성상담] 당뇨병성 발기부전

외래에서 비뇨기과 질환의 환자를 보는 데도 당뇨병과 고혈압은 이제 중년기의 절반에서 이들 중 한 가지 또는 두 가지 모두 성인병으로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성인병은 말 그대로 성인이 되면서 가지게 되는 질병을 말하는데, 이때의 성인이란 의미는 팔팔한 청'장년 시기를 지난 40~50세 이후의 중년기를 말한다.

나이가 드는 현상은 모두가 겪는 인생의 주름살 같은 것이지만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하나 둘 찾아드는 성인 질병은 암이나 치명적인 급성질환을 제외하면 동반자와 같아서 토닥거리면서 살아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과거에는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10년은 감수한다는 형벌을 받은 것처럼 끔찍하게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너무 흔한 질환이 되면서, 그리고 현대의학의 좋은 약과 식이요법으로 잘 조절되기 때문에 오히려 건강을 챙겨야겠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발기부전은 이런 당뇨환자의 50% 전후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한 합병증 중 하나다. 이는 당뇨 시작 후 10년 정도에서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며, 당뇨가 없는 사람보다 훨씬 일찍 나타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또한 당뇨환자의 10%는 당뇨의 첫 증상으로 발기부전을 호소하기도 한다.

당뇨에서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것은 발기조직을 포함한 혈관성, 신경인성, 약물투여, 심인성 요인 등의 복합적인 작용에 기인한다. 이 중에서 혈관성 병변과 신경인성 병변은 당뇨에 대한 대사장애로 인한 합병증으로서, 체내 산화물질이 증가되어 혈관이 굳어지고 음경 해면체의 병변을 초래한다. 나아가 신경내층의 혈류에도 장애가 발생하여 신경병증이 생긴다. 또한 이러한 병변은 허혈성 심혈관 질환 및 콩팥병과 잘 동반되기도 한다. 당뇨환자에서 해면체 내 약물 주입 후 음경복합도플러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면 75% 이상에서 음경동맥의 혈류감소를 나타낸다. 이러한 혈관병증은 당뇨에서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 된다.

또한 당뇨환자는 여러 가지 질환을 흔히 동반하므로 이에 대한 빈번한 약물치료와 더불어 불안정한 심리상태가 발기부전의 악화을 초래한다. 따라서 이러한 당뇨로 인한 발기부전은 다른 원인에 의한 것보다 일반적으로 증상의 정도가 더 심하고 치료 효과도 낮아서 비아그라를 복용해도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보통이다.

박철희 계명대 동산의료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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