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덤벙덤벙 김 여사의 초보운전 탈출기] ⑨차량 방전

직장생활 5년차인 김정은(28'여) 씨는 며칠 전 회사에 처음으로 지각을 하고 말았다. 한 달 전 구입한 중고차가 말썽이었다. 출근하기 위해 자동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지만 '틱 틱'하는 소리만 요란할뿐 무슨 이유에서인지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10여 분 동안 시동을 걸기 위해 노력하다 결국 포기하고 보험회사에 서비스를 요청해 충전을 했지만 이미 30여 분이란 시간을 소비하고 말았다. 평소 근면'성실하다는 평가를 받던 터라 지각이 너무나 속상했다.

사실 전조는 이미 있었다. 전날 밤 제사가 있어 고향인 청도에 다녀오던 길이었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에서 시속 80㎞ 정도의 속도를 내고 있었는데 밤 늦은 시간인데다 아침 출근 걱정에 가속페달을 좀 깊게 밟았다. 그때 갑자기 알피엠(RPM)이 3천을 넘었다가 갑자기 내려가는 게 아닌가.

'너무 갑자기 밟았나' 하는 생각에 조금 속도를 낮춰 운행했고 무사히 대구에 도착했다. 라이트를 끄지 않고 그냥 두는 바람에 배터리가 방전된 경험이 있는 데다 혹시 하는 생각에 미등까지 모두 끄고 시거잭까지 뽑아놓는 등 차량 방전에 대비했다. 그러나 이런 수고도 허사로 돌아갔다.

김 씨는 퇴근길에 가까운 정비소에서 점검한 결과 발전기 출력이 낮아져 배터리 방전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알고는 발전기와 배터리를 모두 교체했지만 여전히 아침 출근시간이 두렵다.

잘 나가던 차량에 갑자기 전원이 들어오지 않을 경우에는 일단 발전기나 배터리를 의심해봐야 한다. 자동차는 발전기와 배터리 두 가지 전력공급장치를 가지고 있다. 엔진을 움직이는 데는 발전기가 전력을 공급하고 엔진을 정지하거나 시동을 걸 때 필요한 전력은 배터리가 공급하는 구조다.

일단 자동차 키를 'ON'으로 했을 때 전기장치가 작동되지 않거나 계기판의 경고등이 희미하게 점등되며 시동을 걸었을 때 '딱 딱' 소리만 나고 시동이 걸리지 않을 때는 차량 방전을 의심해야 한다. 이럴 때는 경음기를 눌러 보거나 전조등을 켜서 배터리의 방전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의 차량 방전이 배터리 방전에서 오기 때문이다. 시동이 걸리지 않는 이유가 배터리 방전으로 확인될 경우 보험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다른 차량의 점프선을 이용해서 시동을 걸면 된다. 배터리 단자 근처에 보면 양극(+), 음극(-)이 표시돼 있어 구별은 어렵지 않다.

충전 방법은 간단하다. 방전된 차량의 배터리 (+)단자에 빨간색 점프선을 연결하고 (-)단자에는 검은색 점프선을 연결한다. 시동 차량에도 똑같이 빨간색 점프선을 (+)단자에 연결하고 검은색 점프선을 (-)단자에 연결한다. 시동 후에는 케이블을 제거하고 10~20분 정도 대기한 후 시동을 끄고 다시 시동을 걸면 된다.

최창영 애경카클리닉 대표는 "단순히 배터리 방전으로 인해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경우는 점프발전기 등으로 해결할 수 있으나 발전기 자체에 문제가 있어 출력이 약할 경우에는 가까운 정비소에 가서 발전기를 교체하거나 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터리와 발전기(제네레이터) 재생 비용은 10만원 내외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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