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향인사] 신동철 삼성경제硏 객원 수석연구원

'선진국 문화' 이루기 위해 '어시스트' 자임

"선진국이라는 것은 내가 지켜야 할 것을 지키는 것이 이익이 되는 사회다. 사회적 신뢰와 창조, 소통이 선진국 문화다."

삼성경제연구소 신동철(49) 객원 수석연구원은 지난 2년여 간의 연구소 생활을 통해 터득한 지혜를 '선진국 문화'라는 한 단어로 요약해냈다. 정치권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경선 캠프 상황부실장과 공보특보 등을 거치면서 복잡한 정치 상황을 간략하게 브리핑하던 전략적 습관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그는 "연구소에 있으면서 연구소가 생산해 내거나, 들어오는 국가·사회적 현안에 대한 각종 보고서를 섭렵,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한 지를 남들보다 더 절실히 깨닫게 된 점이 가장 좋았다"며 '선진국론'을 거듭 설파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국민소득 2만달러를 기반으로 선진국에 진입하려고 무던히 애썼지만 우리가 실패한 것은 물질적인 선진국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효율과 성실 등을 토대로 한 '박정희시대의 패러다임'을 통해 선진국 문턱까지 도달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선진국의 문화적, 사회적 기반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의 '선진국 타령'은 자신의 역할 변화로 이어졌다. 대학 졸업 후 뛰어들었던 정치판이었지만 앞으로는 축구장의 '스트라이커'처럼 직접 국회의원이나 지도자가 되기보다는 스트라이커를 지원하는 '어시스트' 역할이 더 어울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른 것이다.

2004년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돼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던 그는 이미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단행된 사면복권 조치를 통해 정상인으로 되돌아왔다. 그는 그러나 "스스로 뭐가 되겠다는 것보다 내 힘을 보태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들, 작게는 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자세를 낮췄다.

그는 하지만 "선거가 가까워지면 돌아가야 될 것 같다"며 박 전 대표의 대권 행보에 뛰어들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돌아와 1987년 당시 통일민주당 전문위원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그에게 정치는 숙명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후 그가 맡은 정치 외의 일은 지금 몸담고 있는 연구소밖에 없다.

성주가 고향인 그는 대구에서 청구고를 졸업하고 경북대 사회학과에 입학했다가 미국 유학길에 올라 유타주립대 사회학과와 아이다호주립대 석사를 마쳤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