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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리스 누빔기·에어백 봉제기 히트작…대흥정밀공업㈜

대흥정밀공업㈜ 이규건 대표가 공기정화기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보여주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대흥정밀공업㈜ 이규건 대표가 공기정화기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보여주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1973년 회사를 창립한 이래 '발전적 변신'을 거듭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강소기업'(强小企業)이 있다.

대구 성서산업단지내 대흥정밀공업㈜(대표 이규건)이 주인공. 이 회사는 1973년 대구 원대동에서 가내수공업 형태로 섬유기계부품을 만들기 시작한 이후 북직기, 레피어직기 등 섬유기계와 부품, 아파트 열교환장치, 중앙집중식 청소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2008년에는 세계 최초로 '매트리스용 원헤드 퀼팅기(누빔기)'를 개발해 매트리스를 자유자재로 누빌 수 있고, 에어백을 봉제할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해 올해 상용화, 국내 굴지의 에어백 생산 회사에 납품을 하는 등 끊임없는 변신을 계속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생산품은 섬유기계 부품이었다. 1990년대 레피어직기의 핵심부품인 레피어 헤드와 밴드 등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생산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직물업체들은 레피어 헤드와 밴드 등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것을 대흥정밀공업이 2년 6개월 연구 끝에 1992년 개발한 것이다. 실이 잘 걸리지 않도록 유선형으로 만든 이 부품을 개발하는 데 든 금형비만 3천400여만원이었다.

당시 이 부품들의 수입 가격은 소비자 가격으로 45만원 선에 판매됐고, 한 부분만 고장이 나도 세트 전체를 교환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지만 대흥정밀공업의 국산화로 가격은 3분의 1인 15만원 선으로 떨어져 수입대체 효과가 컸다. 부분 부품도 따로 구입할 수 있어 편리해졌고, 해외 45개국에 수출하는 등 대흥정밀은 국내 최고의 섬유기계 부품회사인 동시에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는 등 국내외 섬유산업에 많은 기여를 했다.

이 회사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았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업용 청소기(상표명 쎈소) 개발에 성공했다. 쎈소사업부에서 개발한 중앙집중식 청소기는 그동안 이동식 청소기의 불편한 점을 완전히 해소한 그야말로 '청소기의 혁명'이었다. 섬유회사 내 기계와 작업장 등에 많은 먼지를 빨아들여 처리해주는 이 청소기는 엄청난 '히트작'이다. 소음 제로 필터를 거친 분진 문제 해결 등 우수한 성능은 소비자들로부터 격찬을 받고 있다. 가정용(아파트·주택용), 빌딩용(병원, 기숙사 등) 등은 최근 들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새집증후군에 대비한 실내 공기질 개선 및 에너지 절약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청정기능이 추가된 열회수 환기 장비를 개발,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 제품들은 엄선된 재료와 보다 정밀한 가공, 엄정한 품질관리를 통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이 대표는 제품에 대한 사이클이 급속하게 변하는 상황에서 빨리 변신을 해야만 기업의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생판 다른 분야가 아니라 회사가 이미 했던 분야를 더욱 더 발전시키고 제품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대흥정밀공업은 2008 국제섬유기계전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매트리스용 원헤드 퀼팅기(누빔기)'를 출품해 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매트리스용 원헤드 퀼팅기는 이불 누비는 기계를 응용해 개발한 것으로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을 자유롭게 매트리스에 자동 누빔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3천rpm의 초고속 운전과 자유로운 수를 조정, 작은 디자인 반복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갖췄고 조작도 간편하다.

이 기계는 세계시장을 겨냥해 자체 브랜드 'DOLPHIN'(돌핀)으로 지난해 4월 독일 쾰른에서 개최된 '세계봉제기계전시회'에 참가해 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아 유럽 등지로 수출되고 있다.

대흥정밀공업은 메트리스를 누비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또 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자동차 에어백 분야에서 일했던 경력자들을 스카우트해 3년 전부터 자동차 안쪽 문짝에 설치하는 커튼식 에어백을 만드는 기계 개발을 시작했다. 시제품 개발과 현장 테스트를 거쳐 올해부터 이 기계는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 서호성 이사는 "에어백은 사고 발생시 안전과 직결된다. 따라서 고도의 정밀한 기계가 필요하다. 에어백을 만드는 회사에서 산업용 원단을 재단해서 우리 회사가 개발, 상용화시킨 기계에 장착하면 바람이 새지 않고 한번에 균일하게 땀(스피치)을 봉제할 수 있게 된다"고 자랑했다. 대흥정밀공업은 에어백을 봉제하는 기계를 국내 굴지의 에어백 회사에 고가에 납품하고 있다. 앞으로는 다양한 차종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해외 시장도 개척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변화무쌍한 시대에 한 우물을 파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지금까지 잘 하던 분야의 제품을 더욱 발전시키거나 응용을 해서 '변신'을 하지 않으면 회사는 퇴보하게 되고 경쟁력을 잃게 된다. 끊임없는 변신만이 기업을 영속하게 한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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