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농사 반은 하늘이 짓는다더니…

변화무쌍한 날씨에 농민들 희비

바람에 쓰러진 복숭아나무(위)와 수확에 한창인 포도
바람에 쓰러진 복숭아나무(위)와 수확에 한창인 포도

'농사의 반은 하늘이 짓는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계절이다.

올해 변화무쌍한 날씨로 인해 농민들의 얼굴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봄부터 가꾸어 온 농산물을 좋은 값에 팔아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는 농민들이 있는가 하면 고르지 못한 날씨로 인해 잘 지어 놓은 농사마저 망쳐버린 농민들은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구 인근의 경산, 청도, 영천 지역에는 과수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이 많이 있다. 30, 40년 전 사과로 유명세를 치렀던 경산은 최근 들어 포도와 대추로 품목을 바꾸었고 영천은 포도와 복숭아, 그리고 청도는 복숭아와 감을 지역 특산물로 꼽고 있다. 포도와 복숭아, 대추의 경우 이들 세 지역에서 생산되는 과일이 전국소비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고르지 못한 날씨로 인해 이 지역 과수 농민들의 표정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같은 품목의 작물이라도 품종에 따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복숭아의 경우 7월 중순에 수확하는 조생종을 심은 농민들은 비가 오기 전에 일찍 수확해 좋은 시세를 받았다며 흐뭇해 하는 반면, 8월 초순부터 수확이 시작되는 중생종 품종을 심은 농민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날씨 탓에 마음 편한 날이 없다고 한다.

중생종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는 이화식(55·경산시 남산면 갈지리) 씨는 8월 초순부터 수확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잦은 비로 인해 제대로 수확을 하지 못했다. 그나마 다 익은 열매가 심한 돌풍으로 낙과하는 바람에 상품가치를 잃었다며 속상해 하고 있다.

8월 초부터 수확을 시작, 추석까지 이어지는 포도 농사의 경우도 날씨에 따라 농민들의 표정이 달라지기는 마찬가지. 날씨에 따라 상품의 가치도 달라지지만 소비 또한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포도 수확이 한창인 대구 인근지역의 농민들은 막바지 더위에 기대를 걸고 한창 땀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언제 또 비바람이 불어와 부푼 농심을 멍들게 할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글·사진 이명준 시민기자 lmj3363@hanmail.net

멘토: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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