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의 술빚기 좋은 우물이 교동법주 술맛을 냅니다."
겸손하기만 한 경주 교동법주 제조기능보유자 최경 씨의 집 '물봉진사' 고택에는 수백년 된 우물이 있다. 100년쯤 된 구기자 나무가 서 있는 이곳에서 퍼올린 물로 교동법주를 빚는다. 예부터 물맛 좋기로 소문난 이 우물은 깊이 5m 정도로 가뭄이나 계절을 타지 않고 항상 수량과 수온이 일정하다. 수질검사 결과도 음용수 기준 1등급이다. 식수는 물론 양조용으로도 최적으로 평가됐다.
토종찹쌀을 사용해 9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만 술을 빚는다. 한여름에는 술이 너무 쉽게 시어져 가능한 한 피한다. 항상 조주일(造酒日)을 잡고 술빚기에 들어간다. 찹쌀 죽을 쒀 열흘간 밑술을 만들고 찹쌀 고두밥으로 만든 덧술은 60여 일 간 담근다. 밑술, 덧술 발효기간은 모두 70일이다. 목욕재계를 하고 술항아리에 용수를 박아 술을 떠낸다. 그 후에도 30여 일 간 숙성시켜 교동법주의 제맛을 낸다. 전체 기간은 100여 일이 소요되는 대표적인 '슬로 라이스 와인'이다. 이렇게 정성을 기울여 빚은 교동법주는 작은 항아리에 다시 담아 보관한다. 상온에서는 보름정도가 유통기한이지만 냉장보관할 경우 1년도 가능하다. 오래 될수록 술맛이 좋아진다.
"교동법주는 손님 접대용으로 빚습니다."
찾아오는 손님이 필요하다고 할 때에 한해 교동법주를 판다는 최 씨의 이야기 속에서 교동법주를 빚는 일이 그냥 장사 속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뜨내기 손님일지라도 술과 밥을 대접하고 재워 보냈다는 경주최씨 가풍의 일부이기도 하다. 054)772-2051.
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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