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음으로 빚은 작품, 마음으로 보았어요"

설봉 스님 도예전 성황리 끝나

'진종일 내린 눈은 하얀 그리움이었네' '천년의 침묵을 깨고' '하늘 끝에서 온 미소'….

시적인 제목에서부터 심오한 화두가 흠뻑 밴 '마음으로 보는 설봉 스님 도예전'.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사흘간 칠곡군교육문화복지회관 전시실에서 열린 설봉스님 도예전이 성황을 이뤘다.

이번에 전시된 도자기 장인 설봉 스님의 작품은 50여 점. 이와 함께 지역 작가 및 동호회원 작품 20여 점도 곁들여 모두 70여 점의 명작을 감상하기 위한 지역 주민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전시 시작 후 이틀간 다녀간 관람객만도 5천 명 안팎으로 군단위 자치단체가 주관한 전시회로는 보기 드문 인원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은 평소 천연유약을 바탕으로 자연스러우면서도 독창적인 색채로 많은 도예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설봉 스님이 칠곡의 독특한 흙과 돌 등으로 개발한 유약으로 칠곡만의 빛깔을 머금은 작품을 선보인 데 주목했다. 50대 주부인 한 관람객은 "흙에다 혼을 쏟고 불에다 꿈과 희망을 태워온 30년 도예가가 긴 여정의 종착지로 칠곡을 정한 데 감사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설봉 스님은 "오랜 세월 연구개발해온 천연유약의 신비로운 세계를 도자기 애호가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선보이고 싶었다"며 "뜻밖의 호응에 감사한다"고 화답했다.

이경숙 칠곡군교육문화복지회관장은 "교육문화복지회관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개최한 이번 전시회가 지역 작가들에게는 새로운 창작활동의 원동력이 되고, 주민들에게는 다양하고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봉 스님은 강화도 무애원에서 도자기를 빚으며 군 장병과 어린이 포교에 매진해오다 지난해 여름 칠곡군 지천면 황학리 도자기 문화관을 건립해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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