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 이틀 뒤인 지난달 23일 서울 마포의 한 음식점에서 친이계 강승규 김영우 조해진 의원과 오찬을 함께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강 의원 등은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를 했던 핵심 인사로 박 전 대표가 친이계 핵심들과 식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박 전 대표가 청와대를 다녀온 뒤 스킨십을 강화하며 외연을 넓히기 시작하는 등 어딘지 달라졌다는 반응이 무성하다. 친박계 핵심인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은 "MB와 좋은 관계를 가진 친이계 초선 의원들과 점심을 했다는 소식은 다소 의외이기도 했다"며 "일부에서 정치적 행보라고 보기도 한다"고 했다.
박 전 대표는 18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에서 하반기 기획재정위로 옮겼다. 차기 유력 대권후보로서 국가재정 전반을 공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박 전 대표도 미니홈피를 통해 "이번 18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로 기획재정위원회를 택하였다"라며 "소외계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골고루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전 대표는 6월 말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 '트위터'를 개설해 대중과의 직접 소통에 나섰다.
하지만 친박계에서는 박 전 대표의 최근 행보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박종근 의원(대구 달서갑)은 친이계 의원과의 회동에 대해 "각계각층의 모든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당연한 이야기"라며 "'대권을 향한 신호탄' 등등의 해석도 박 전 대표만 알 수 있는 것으로 (이번 일을) 특별한 일로 다룰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해봉 의원(대구 달서을)은 "박 전 대표는 평소에도 사람을 꾸준히 만나고 있다"며 "MB와의 회동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갖은 억측이 나오는데 (대선 행보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의 회동 직후 북한으로의 박근혜 특사설, 최근에는 대중(對中) 특사설까지 나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외연을 넓힐 기회를 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친이, 친박 할 것 없이 모두가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 전 대표는 10일 대구시청에서 열리는 당·정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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