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갑작스런 은퇴 '월급 주는 펀드'로 미리 준비하세요

'월지급식 펀드' 인기몰이

은퇴자들의 가장 큰 희망은 안정된 노후생활이다. 하지만 미처 노후 준비도 하지 못한 채 은퇴로 몰린다면 앞길이 막막해진다. 재취업을 해도 이전에 비해 수입은 크게 떨어지고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은 만65세가 돼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퇴직금으로 버틴다 해도 곧 한계에 부닥치기 마련이다. 실제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은퇴자의 절반이 평균 55.2세에 은퇴해 공적연금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균 47.2세에 주된 일자리를 그만둔 뒤 부수적인 일자리를 거쳐 평균 60.6세에 은퇴해 공적연금을 받지 못하는 사람도 26.5%나 됐다. 이들의 소득수준은 2008년 1인 가구 최저생계비보다도 낮은 월평균 30만원 내외에 불과하다.

이처럼 이른 은퇴자들을 위해 은행이나 증권사의 금리형 상품 대신 매달 월급처럼 일정한 분배금을 받는 지급식 펀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퇴직금 등 금융자산을 투자해 매달 일정액을 받을 수 있는 덕분이다.

◆월 지급식 펀드란?

월 지급식 펀드는 한번에 돈을 맡기고 난 후 투자금액의 일정 비율을 매달 지급받는 펀드다. 일정 금액을 적립식 또는 거치식으로 투자한 후 펀드를 환매했을 때만 돈을 돌려받는 일반 펀드와 차이가 난다. 또 연금저축이나 보험 등 일반 연금상품과 달리 나이 제한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납입후 바로 다음달부터 돈이 나오는 게 장점이다. 자산을 늘리려는 일반적인 펀드와 달리 유동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주식형펀드의 경우 우량주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면서 거래유동성 위험을 낮추고, 혼합형펀드는 주식에 투자하면서 일정부분의 채권투자를 통해 안정성을 유지해 원금손실 가능성을 낮춘다. 또 환매수수료가 부과되는 기간이더라도 분배금에는 환매수수료가 붙지 않고, 매달 월급처럼 나오기 때문에 계획적으로 소비를 할 수 있다.

펀드 수익률도 양호한 편이다. '한국투자압축포트폴리오분배형자1'의 경우 지난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0.65%로 월지급식 펀드 중 가낭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1년간 수익률은 '칸서스뫼비우스블루칩1'이 12.29%로 가장 높다. '칸서스뫼비우스200인덱스1'과 '한국투자삼성그룹분배형1'도 3개월 수익률로 각각 8.05%와 5.64%를 기록했다. 채권형 월 지급식펀드인 '아이러브평생직장채권펀드' 6호의 3개월 수익률은 2.77%다.

그러나 아직 국내의 지급식 펀드 시장 규모는 작은 편이다. 노년층 펀드 투자 인구가 많지 않은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월 지급식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화사회로 본격적으로 접어드는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임대료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탓이다. 실제 일본의 경우 정기배분형펀드가 전체 펀드의 33.7%를 차지한다.

◆펀드마다 지급 방식 달라

월 지급식 펀드라도 모두 같은 방식으로 운용되는 것은 아니다. 펀드마다 매월 납입금액의 0.5~0.7%를 지급하거나 일정 부분 수익이 난 경우 이익금을 분배하기도 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원하는 날짜에 일정한 금액을 받는 '한국투자 월 지급식 펀드플랜'을 내놨다. 월, 분기, 반기, 연 지급식 등 원하는 기간에 따라 일정 금액을 받을 수 있고 가입연령이나 기간, 대상에 제한이 없다. 서비스 중도해지도 자유롭다.

삼성증권은 최근 국공채에 투자해 5년 만기까지 매월 일정한 이자를 지급하는 연금형 상품 'POP정기지급보너스'를 선보였다. 금리는 은행 월이자 지급식 예금보다 1%포인트 높고 이자지급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원금수령형'을 선택하면 원하는 시점부터 매월 일정액의 이자를 받다가 만기에 투자금액을 모두 찾을 수 있고, '원금분할형'을 선택하면 이자에 투자원금을 더한 일정액을 매월 받다가 만기에 남은 투자금액을 돌려받는다. '하나UBS실버오토시스템월분배식' 펀드의 경우 납입금의 0.5%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월 지급한다. 납입금이 1천만원이었다면 가입 다음달부터 매달 5만원씩 1년에 60만원을 받게 된다. 동부자산운용은 올 초부터 매월 투자원금의 0.5%를 분배금으로 받을 수 있는 '동부머스트해브월분배식증권투자신탁1(주식혼합)'을 판매하고 있다.

한편 '한국투자삼성그룹분배형1'과 '한국투자압축포트폴리오분배형자1'은 각각 7%와 10%의 수익이 난 경우에만 이익금을 분배한다. 수익이 나지 않는 달에는 이익배분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투자금 손실 감안해야

월 지급식 펀드는 은행 예금과 달리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월 지급식펀드 대부분이 매달 발생한 수익에서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원금에서 일정액을 먼저 지급하고 남은 금액으로 투자 수익을 올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번 손실이 생겼을 경우 일반적인 주식형펀드보다 원금 회복속도가 느리고 수익률도 저조할 수 있다.

또 펀드의 수익률이 분배율보다 낮을 경우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월 분배금이 납입금의 0.5%인 경우 연 6%에 해당하는 금액이 분배금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수익률이 연 6% 이상은 돼야 원금유지가 가능하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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