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학교실] 질소순환과 화학비료

현대에 들면서 사람들은 먹을거리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어떤 것을 먹어야 더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지에 관심이 많다. 그러면서 더욱 대두되는 식품이 바로 유기농 식품이다. 식품뿐 아니라 유기농 천으로 만든 옷, 유기농 화장품, 유기농 세제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유기농이 각광받는 시대가 되었다.

유기농은 이제 우리에게 너무 친숙한 단어가 되었다. 유기농(유기농업)은 화학 비료나 유기합성농약을 쓰지 않고 생물학적인 방식으로 비료를 주고 병충해를 방지하는 농업 방식으로 세계적으로 확산 추세다.

가축의 분뇨, 퇴비, 거름, 작물의 잔여물 등과 같은 유기물질을 이용하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작물이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해 준다. 또 농약 대신 메뚜기, 미꾸라지, 오리 등을 키우면 별도의 소득도 올릴 수 있다. 이러한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유기농산물은 가격 또한 더 비싸다. 환경도 생각하고 소득 증대에도 도움이 되는 유기농법을 왜 모든 농가에서 시행하지 않는 것일까?

아직은 농약이나 제초제를 대신할 생물학적인 방법이 완벽히 마련되지 않았다. 농약을 대신해 천적이나 미생물을 이용하여 병해충을 완벽히 잡는 것이 힘들고, 제초제를 대신해 잡초를 없애는 것은 사람의 무한 노동력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생산량이 일반 농법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물은 지구상의 원소를 근거로 삶을 이어간다. 그 중에서도 질소는 생물의 단백질을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원소이다. 대기 중에는 엄청난 양의 질소가 존재하지만, 반응성이 작아서 동물이나 식물이 직접 흡수하지 못한다. 공기 중의 질소를 사용할 수 있는 질소화합물로 만드는 과정을 '질소 고정'이라 하는데 번개가 칠 때나, 콩과식물의 뿌리에 기생하는 뿌리혹 박테리아에 의해 주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흙 속의 암모늄 이온, 질산 이온을 이용해서 식물은 필요한 물질을 만들어 내고, 동물은 그렇게 만들어진 식물을 먹거나, 다른 짐승의 고기를 통해 필요한 단백질과 질소화합물을 흡수한다. 동식물이 죽고 나면, 그 속에 있던 질소화합물들은 분해되어 다시 땅 속으로 스며들어 다른 식물에 의해 재활용된다. 이것이 바로 '질소 순환 과정'이다.

그런데 질소 순환 과정에서 생긴 부산물이 공기 중으로 날아가 버리거나, 질소 화합물이 땅 속 너무 깊은 곳으로 스며들거나, 바다로 흘러가 버리면 다른 식물이 재활용할 질소화합물의 양이 적어진다. 질소 재활용 과정을 자연에만 의존한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물이 활용할 수 있는 질소의 양은 점차 줄어들고, 지구상에 살아있는 생물의 총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간이 개발한 것이 바로 화학비료이다. 그러니까 화학비료는 질소 순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소의 손실을 메워주는 과학적인 방법인 셈이다.

이것이 화학비료를 무분별하게 사용해도 좋다는 말은 아니다. 화학비료가 개발되지 않았다면 지금의 풍족한 식량 공급은 힘들었을 것이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법을 해야 사람도 건강하고, 지구도 건강해질 것이다.

강유경(대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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