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가 효율적인 관광시설 관리 명목으로 석탄박물관 등을 시 산하기관인 문경관광진흥공단으로 넘기려는 데 대해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 재정에 부담을 주는 것은 물론 자리 늘리기에 불과하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문경시는 석탄박물관과 SBS·KBS드라마 촬영장, 문경새재도립공원 주차장, 쓰레기봉투 판매권 등을 관광진흥공단에 이관하고 공단 임직원 30여 명을 신규 채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관련 조례개정안을 최근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는 시설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시청 안팎에서는 공단이 열악한 지방재정을 깎아먹고 자리만 늘어나는 등 몸집만 커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현재 문경관광진흥공단이 대행 운영하고 있는 관광시설은 기능성온천장과 철로자전거, 유스호스텔, 스머프마을, 관광사격장 등 10개 시설이다. 이곳에는 정규직 24명과 계약직 54명 등 80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으며 매년 15억원 이상의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07년 설립된 문경관광진흥공단이 업무의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위한다는 애초 취지와는 맞지 않게 오히려 시민들의 혈세를 축내고 있어 과감한 군살 빼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석탄박물관 등 다른 시설들까지 관광진흥공단으로 넘기는 방안이 추진되자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 석탄박물관의 경우 관리에 전문성을 요하는 시설로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공단의 특성상 과연 제대로 박물관 유지를 할 수 있겠느냐는 목소리가 높다. 또 문경새재관리사무소가 관리하고 있는 문경새재주차장과 드라마세트장도 관리 주체가 이원화돼 효율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그동안 공단의 잇단 임직원 채용이 퇴직 공무원들과 시장 측근들을 위한 자리 만들어주기 등 특혜 의혹이 일어왔다는 점에서도 비판 여론이 높다. 공단 사정을 잘 아는 시청의 한 직원은 "무늬만 공개채용일 뿐 짜고치는 고스톱 아니겠느냐"며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시장 측근과 선거운동에 관여한 인사들이 대거 채용돼 근무할 수 있느냐. 지금도 누구누구가 벌써 내정됐더라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말했다.
문경시의회 안광일 의원을 비롯한 일부 시의원들은 "문경관광진흥공단 조직을 보면 마치 특정인의 사조직이 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상당수 시청 직원들과 시민들이 관광진흥공단 대행 사업의 확대 추진과 직원 채용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는 만큼 시의회는 조례 개정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대행 사업 확대가 적자 폭을 줄일 수 있다는 용역조사결과가 나왔다"며 "공개 채용을 통해 우수한 직원을 뽑아 석탄박물관 등 시설들을 잘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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