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정경쟁 하자더니… 度넘은 '부산의 밀양 폄하'

"밀양에 신공항 가면 盧 묘소 봉화산 절개"

경남 밀양과 동남권 신공항 입지경쟁을 하고 있는 부산시가 '공정한 경쟁'을 하자고 제안해놓고도 밀양, 진주 등 경쟁지역까지 찾아다니면서 신공항의 밀양 입지 반대운동을 부추기고 있다.

부산시와 경남도, 울산시는 지난 8월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위한 과열 경쟁을 자제하고 '공정한 경쟁'을 하자는 공동합의문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부산시는 최근들어 유치 희망지역에 대한 홍보보다는 상대 편을 억지 폄하하는 등 입지경쟁을 혼탁양상으로 몰아 가고 있다.

당시 5개 항으로 된 공동합의문에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동남권 발전과 국가 백년대계 차원에서 조기 건설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하고, 정부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결정할 수 있도록 상호 경쟁을 자제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런데도 6일 부산발전연구원은 "밀양에 신공항이 건설되면 노 전 대통령 묘소가 있는 김해 봉화산을 절개해야 한다"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내놓고 부산지역 언론은 이를 여과없이 보도, 부산시민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부산 측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봉화산 절개'를 퍼 나르고 "봉화산 절개 반대 운동을 펼치자"며 흥분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부산의 주장대로 김해 봉화산을 절개해야 한다면 부산이 공항 입지로 고집하고 있는 가덕도는 459m의 연대봉 등 섬 전체를 통째로 들어낼 정도로 깎아야 한다"며 "봉화산을 절개해야 한다는 부산 측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부산지역 기초자치단체들은 또 각 구·군의 소식지에 '밀양을 폄하'하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부산의 밀양 폄하와 가덕도 홍보전은 경남·울산과의 공동합의문보다 앞서 허남식 부산시장과 구청장·군수 간담회 자리에서 논의되고 실행에 옮겨진 것이다. 나아가 부산시는 진주, 밀양 등지까지 찾아와 가덕도 홍보전을 전개하고 주민들에게 은밀하게 접근, "부산에서 지원할테니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라"고 부추기고 있다.

밀양시청 한 관계자는 "부산 측이 '밀양 신공항 반대운동'을 부추긴다는 주민 제보가 있었다"며 "얼마나 답답하고 초조했으면 경쟁지역 주민들에게까지 반대 운동을 부추기겠느냐"고 씁쓰레했다.

부산은 또 가덕도에 신공항이 들어설 경우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전문가 주장이 나올때마다 인신공격을 하거나 논리를 바꾸고 있다.

박광길 대경권 광역경제위원회 사무총장은 "밀양 신공항에 대한 부산측의 집요한 폄하 및 유치 방해운동은 가덕도가 밀양에 비해 열세에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춘수·정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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