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업체가 '옻 안오르는 옷'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김정근 금화텍 대표가 회사 연구소에서 옻으로 천연염색한 천을 선보이고 있다. 민병곤기자
▲김정근 금화텍 대표가 회사 연구소에서 옻으로 천연염색한 천을 선보이고 있다. 민병곤기자

'옻 안오르는 옷'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영천의 한 섬유업체가 옻의 독성을 완전히 제거한 '무독성 수용액 옻'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옻 천연염색의 산업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한약재를 이용한 천연염색의 기계화에 성공한 ㈜금화텍(대표 김정근'영천 임고면 매호공단)이 '수용액 옻'의 시험을 의뢰한 계명대 전통미생물자원연구센터로부터 독성 무검출 공인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지금까지 옻을 이용한 천연염색의 경우 독성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해 알레르기가 있거나 피부가 약한 외국인들이 옻이 올라 산업화하지 못했다.

'무독성 수용액 옻'으로 염색할 땐 누구에게나 안전해 '옻 안오르는 옷'을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화텍은 옻나무에서 추출한 수액 중 수분을 제거한 진액 옻과 한약재에서 추출한 음이온 액 및 독성제거액을 배합해 '무독성 수용액 옻'을 만들었다.

독성이 없고 투명한 수용성 옻 진액에 여러 가지 천연염료를 혼합할 경우 아름다운 천을 생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계화로 싼 가격에 대량생산할 수 있어 산업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한다.

김정근 대표는 "옻은 항균성, 방부성, 항충성, 항암성 등을 가지고 있어 '무독성 수용액 옻'으로 천연염색해 다양한 기능성 의류제품을 만들 수 있다"며 "식용으로도 가능한 옻을 활용해 건강보조식품, 비누, 화장품 등도 생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양파껍질, 소목, 쑥, 오배자, 치자, 쪽, 대황 등 한약재를 이용한 천연염색의 기계화로 대량생산에 성공했다.

천연염색 전문가인 장정대 부산대 의류학과 교수는 "옻을 사용하는 중국, 일본, 베트남 등도 독성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며 "무독성 수용액 옻의 개발은 전통 옻칠 위주의 옻 활용도를 천연염색, 식용제품 등으로 넓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장 교수는 또 "옻의 독성 때문에 서구에선 한국의 옻닭처럼 옻을 식용으로 이용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화텍은 천연염색 초보자들을 위해 '금화천연염색포럼'(http://cafe. naver.com/eco10526)이란 카페를 개설해 무료강의를 하고 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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