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이나 월급이 밀렸어요. 추석 차례상도 못 차릴 판입니다."
대구혁신도시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밀린 장비대금과 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한국주택토지공사 대구혁신도시사업단 사무실에서 8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때문에 혁신도시 건설공사가 한 달 동안 중단되는 등 큰 차질을 빚고있다.
이들은 공사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가 원청업체와 하도급업체의 임금지급을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며 체불해소를 위한 대책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노동자들과 LH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신서혁신도시 원청업체 1곳과 하도급업체 2곳이 부도 나는 바람에 이들 회사와 계약을 맺고 일해온 중장비 노동자 30여 명이 장비 대금과 임금 등 2억여 원을 받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하루 9~10시간씩 일해 온 이들은 적게는 100만원에서부터 3천만원까지 임금이 밀려 있다.
노동자들은 하도급업체가 지난해 12월부터 임금을 주지 않았는데도 LH공사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천200여만원의 임금을 못받은 정임득(49) 씨는 "그나마 한 원청업체는 하도급업체의 자금사정을 알고서 우리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해 피해가 적었다"며 "공기업인 LH공사가 일반 사기업보다 사태파악을 더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상 하도급업체가 지급하지 못한 임금은 원청업체가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송찬흡 대구경북건설기계지부장은 "원청업체와 하도급업체가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고 있는지 발주처가 확인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LH공사와 원청업체 모두에게 임금 지급 연대책임이 있는 만큼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혁신도시사업단 전국진 단장은 "밀린 대금은 LH공사가 원청업체와 하도급업체에 지급했기 때문에 다시 지급할 수 없다"며 "다만 원청업체와 노동자가 서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대구혁신도시는 동구 신서·각산동 등 9개 동 421만6천㎡에 건설되며 2007년 1월 제1공구 착공을 시작으로 약 1조5천300억원이 투입돼 2012년 말쯤 완공될 예정이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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