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신공항 추진 깨자는 소리인가

어쩌자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영남권 신공항 추진과 관련해 부산 측의 밀양 폄하와 비방 공세가 도를 넘었다. 부산발전연구원은 최근 밀양에 신공항을 건설할 경우 김해 봉화산을 절개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항공법적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상호 비방을 자제하기로 한 약속마저 깬 작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부산발전연구원은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설 경우 해발 140m인 봉화산을 절반으로 잘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밀양 후보지는 생태자연도 1등급지와 야생 동'식물 보호구역의 훼손 등 대규모 환경 파괴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부산발전연구원의 봉화산 절개 운운은 치졸한데다 상당히 교묘한 정치적 함의를 담고 있다. 봉화산이 어떤 산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 부근에 있는 산이다.

부산발전연구원이 봉화산을 들먹인 이유는 노사모를 자극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자 김두관 경남지사에게 족쇄를 채우려는 속셈에서다. 하지만 경남도는 항공법상 봉화산을 절개할 필요가 없고 밀양 후보지 주변 지역 대부분이 생태자연도 3~5등급 지역이라며 부산발전연구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경남도는 외려 가덕 후보지 전체가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이고 인근의 승학산(해발 496m)을 약 140m 정도 절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부산발전연구원의 음흉한 술수는 경남도의 즉각적인 반박으로 허구임이 밝혀졌다. 하지만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본란은 서로 비방하면 밀양과 가덕도 모두 신공항 입지로 부적합하다는 점만 부각돼 수도권의 원 포트 시스템 논리에 빌미를 주게 된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 부산 측이 무리수를 두는 것은 가덕도 입지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그래도 최소한의 금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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