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에 적극 "그만큼 자신감 생긴 것"
이름값 잘하는 김태희가 데뷔 후 최대의 '이름값' 도전에 나섰다. 이달 16일 개봉하는 영화 '그랑프리'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타이틀 롤을 맡은 것. 물론 상대 남자 배우도 있고, 연기파 조연들도 출연하지만 이번 작품은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그랑프리'는 김태희로 시작해서 김태희로 끝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그런 부분에서 부담되겠다는 걱정을 해주시는데, 물론 어깨가 무겁죠. 함께 출연하는 양동근 선배도 그러더라고요. 혹시 책임감 때문에 이렇게 홍보를 열심히 하는 거냐고요. 그런데 홍보는 '중천' 때나 '싸움' 때도 비슷했어요. 다만 예전에는 '저 최선을 다했어요. 그러니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란 소극적 자세였는데, 지금은 더 자신감이 생겼어요. '우리 영화 선택에 후회 없을 것이다. 괜히 봤다거나 시간이나 돈이 아깝다는 생각 안 들 것이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 거죠. 사실 그동안 '재미있을 테니 꼭 봐라'라고 말하면 혹시나 기대에 못 미칠까 미리 걱정하는 게 있었는데 그런 면에서 마음이 편해진 듯해요. 좋은 평가든 나쁜 평가든 제가 겸손을 떤다고 달라지는 건 없더라고요."(웃음)
#20대의 혼란 딛고 30대의 여유
한 마디 한 마디 풀어내는 김태희에게서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마음의 안정이 쉽게 만들어지기 힘든 것이기에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했다. 그러자 그녀는 "서른 살이 된 게 좀 영향이 있는 것 아닐까요?"라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20대 때는 많이 혼란스럽고 고민도 많고, 무엇인가에 소심하고 상처도 쉽게 받곤 했는데, 그런 것들이 쌓이면서 힘들고 아픈 것들을 겪어내니 좀 무덤덤, 아니 당당해진 것 같아요. 더 예민하고 똑같이 상처받지만 빨리 극복하고 좋은 쪽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할까요."
그랬다. 그녀도 한창 힘들 때가 있었다. 서울대 출신이라는 것에서 오는 남들의 선입견과 연기력 논란, 그리고 열애설까지. 자칫 그녀를 옥죌 수 있는 순간들이 분명 존재했지만 그동안 김태희는 슬기롭게 헤쳐나갔다. 이번 영화를 시작하면서도 난관에 부딪혔다. 바로 남자 주인공이었던 이준기가 군 입대 문제로 하차하게 된 것.
다행히 바로 후속 캐스팅이 결정됐지만 이준기와는 느낌이 180도 다른 양동근과 호흡한다는 점에 그녀는 적잖이 당황했다고 했다.
"많이 당황했죠. 모든 스태프가 실의에 빠졌을 정도니까요. 이준기씨가 군에 입대하는 날까지 제작진이 국방부며 병무청에 부탁을 했지만 결국 가더라고요. 양동근 선배와의 연기도 처음에는 걱정이 됐어요. 처음 시나리오에서는 테리우스나 백마 탄 왕자님 이미지였는데, 사실 양동근 선배는 그런 이미지와 많이 다르잖아요.(웃음) 그런데 막상 연기를 해 보니 잘 맞더라고요. 평범하고 뻔할 수 있었던 남녀관계의 멜로가 달라진 것이죠. 그런 면에서 관객들에게 더 재미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 자신할 수 있어요."
#영화 '각설탕'과 전혀 달라요
이번 영화에서 김태희는 불의의 사고로 실의에 빠진 기수 서주희 역을 맡아 그녀를 든든히 응원하는 이우석(양동근 분)과 새로운 말 탐라를 만나 그랑프리 우승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말과 기수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 때문에 2006년 임수정이 주연했던 '각설탕'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하지만 김태희는 "다르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말과 여자 기수가 나온다는 이야기의 소재는 동일하지만 모든 점이 달라요. '각설탕'은 말과 임수정 씨의 우정이 주된 이야기였지만 '그랑프리'는 양동근 선배와 저의 독특한 멜로도 있고, 말과의 우정도 약간 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마 경주신도 있어요. 또 박근형'고두심 선배님의 로맨스가 저희의 로맨스와 맞물려 더 재미를 주게 돼요. 여기에 경마 경주 중 사고로 말을 잃고 좌절하면서 겪는 아픔을 사랑의 힘으로 극복해내는 성장 스토리가 교훈도 주니 다양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유쾌하고 밝고 착한 영화입니다."
#'사탕키스' 이상의 장면 기대하세요
김태희의 말대로 '그랑프리'는 멜로라인이 돋보이는 영화다. 동물과 사람의 휴먼스토리에 주희와 우석, 그리고 만출(박근형 분)과 유선(고두심 분)의 로맨스가 곁들여지는 것. 특히 주희와 우석의 달콤한 분위기는 이미 예고편을 통해 '빗속키스' '취중키스' '흡입키스' 등의 검색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아이리스'에서 '사탕키스' 붐을 만들어 냈던 그녀가 말하는 이번 영화의 키스는 어떨까. "화제가 된 키스신은 서로 술에 취한 상황에서 저질러지는 키스신이었어요. 그런 느낌을 살려 하다 보니 좀 느낌이 달랐던 것 같은데요. '사탕키스' 이상의 장면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키스 얘기가 나와서 그런지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 말 나온 김에 그녀의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떤지 물었다. 이해가 쉽게 '아이리스'의 최승희와 '그랑프리'의 서주희 중 어느 쪽인지 궁금하다고 하자 그녀는 "사랑은 올인하는 스타일"이라며 "굳이 나누라면 '아이리스'의 최승희랑 비슷한 것 같은데, 이번 영화의 서주희에서도 내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랑프리'에서는 우석이 멘토 역할을 하면서 힘을 내게 해줘 내가 우석에게 기대게 되는데, 사랑에 있어 의지하는 모습이 비슷한 것 같다"며 "그런데 다툼이 있을 때는 영화 '싸움'의 윤진아처럼 과감하지 못하고 눈물을 먼저 보이는 스타일"이라고 귀띔했다.
#한 단계 발전하는 첫발 내딛게 해준 영화
영화의 개봉일이 얼마 남지 않은 배우의 마음은 떨리기 마련. 김태희 역시 설렘과 떨림을 함께 가지고 있을 것 같은데, 오히려 담담하다며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랑프리'란 제목만큼 결과가 궁금하고 욕심도 나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제 제 손을 떠난 상황이니 마음을 비우자란 생각도 들어요. '그랑프리'의 의미가 정말 1등한테만 주어지는 상이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꿈과 상대방이 바라는 것을 위해 노력하는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순간이라고 재해석했으면 좋겠어요. 이 영화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자체에, 나아가 한 단계 발전하는 첫 발을 내디뎠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어요. 제게는 그런 과정을 즐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랑프리'인 것 같아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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