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대표 서화인 32人 유작 한자리에 모아

블루닷, 개관기념 '근대향토서화전'

칠곡군 석적읍 망정리의 아름다운 문화공간 '블루닷'(Blue Dot)에서 지난 한 세기 동안 대구경북을 대표했던 서화인들의 유작을 한 자리에 모은 '근대향토서화전'이 열려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번 서화전은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에 이은 정치'사회적인 혼란과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끊임없는 열정으로 작품활동을 하며 지역의 서단을 지켜온 작가들의 높은 예술정신을 기리는 자리이다.

대구가 낳은 천재 서화가로 중국과 일본에까지 명성을 떨쳤던 석재 서병오의 유작 '노매'(老梅)를 비롯해 석재의 스승인 팔하 서석지의 작품 '소학제사'와 함께 석강 곽석규의 '포도', 기석 허섭의 '묵산수', 죽농 서동균의 '노매', 소산 김대환의 '주자권학문' 등 교남서화연구회 회원의 작품과 석재를 사숙한 작가들의 개성 있는 유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교남서화연구회는 석재가 1921년 대구서 만든 최초의 미술단체로 당시 경향 각지의 서화인들이 결집하면서 한때 대구가 전국 서화계의 중심지로 부각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갤러리 블루닷 개관기념으로 연 이번 전시회는 대가 32인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 그 심오한 정신세계와 품격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

대구서예가협회 류영길 이사장은 "전시작품 중 절반가량이 지난날 대구서예가협회를 이끌며 향토의 서예 발전에 이바지한 분들의 것"이라며 "이번 행사로 많은 후학들이 선배들의 숭고한 예술정신을 본받아 대구 서예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블루닷은 최근까지 '양지연수원'이란 이름의 회사 연수시설로 운영됐다. 그러나 이곳을 다녀간 많은 사람들이 문화예술의 향취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가꿨으면 좋겠다는 요청에 따라 시설을 전면 개조해 연수원 간판을 내리고 새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볼거리와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충족할 수 있는 카페, 레스토랑, 숙박시설, 야외 결혼식장, 야외 전시공간, 연수시설, 갤러리 등을 갖춘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이곳은 시골 학교의 소박한 정취와 미려한 경치를 자랑하는 정원 그리고 맛깔스런 음식이 예술과 어우러져 칠곡의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박영근 블루닷 대표는 "개관 기념으로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서화인들의 유작을 한자리에 모아 서화전을 열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문화공간 '블루닷'이 찾아가 보고 싶은 칠곡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칠곡·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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