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노욱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이사장

"섬유산업 활황일 때 '새 먹을거리' 재투자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섬유산업이 생산과 수출이 모두 증가하는 등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이때에 설비와 연구개발에 대한 재투자와 함께 정부 지원 아래 대구경북이 추진 중인 슈퍼소재 및 고기능성 산업용 섬유와 메디컬섬유 관련 사업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섬유인들이 역량을 모아야 합니다."

2008년 4월 취임한 박노욱(57·사진) 제9대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이사장은 섬유산업이 활황일 때 설비투자와 새로운 먹을거리산업에 대한 섬유인들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지역의 섬유산업이 중국 등 후발국에 경쟁력을 잃어 1990년대 중반 이후 설비투자와 생산이 감소했었다. 하지만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생존한 섬유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고 IMF 외환위기 이후에는 원·달러 환율 인상으로, 최근에는 국제 경쟁력을 갖춘 고부가 가치 신제품 개발 등으로 생산과 수출, 설비투자 등이 늘어나는 등 제2의 섬유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섬유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중국의 임금 인상과 환경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한국으로의 제품 구매선 변경이 많으나 국내 설비가 부족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설비와 연구개발에 대한 선투자를 하지 않은 기업들은 이 같은 좋은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외국의 섬유직기들이 중국으로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가고 있어 지금 직기 주문을 해도 설치하기까지는 1년 정도 걸릴 정도라고 했다.

박 이사장은 또 "올해부터 5년 동안 1천404억원이 투입될 슈퍼소재융합제품사업과 경북도의 첨단메디컬 섬유 소재 개발사업은 섬유산업과 타 산업과의 융복합을 통해 지역 섬유산업을 의류중심에서 비의류용(산업용)까지 발전시킬 수 있는 신성장동력산업인 만큼 지방자치단제와 섬유관련 연구소, 업계가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섬유업체를 경영하는 2세 경영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섬유산업이 구조조정을 거쳐 성장하고 있고 발전할 가능성도 높다는 증거라고 했다. "항공, 조선, 토목 등 섬유 없이는 모든 산업이 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등 자동차부품 등 타 산업과 달리 섬유산업은 대기업에 종속된 산업이 아니라 독자 산업입니다."

그는 "섬유업체의 매출액이 다른 산업에 비해 적다고 할지라도 단위당 부가율이 매우 높고, 대구의 23∼24%가 섬유관련 종사자일 정도로 고용창출을 많이 하기 때문에 홀대 받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와 섬유관련 단체 및 협회, 섬유관련 연구소, 지방자치단체 등이 똘똘 뭉쳐 섬유산업과 업계의 발전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박 이사장은 "섬유관련 연구소 통합은 기본적으로 시너지 효과면에서 통합해야 하겠지만 연구기관과 단체가 신중한 협의를 통해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섬유전문생산연구소의 연구원에 대한 대우와 급여수준이 타 정부 출연 연구소에 비해 열악하다"면서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이 매년 줄어들고 자체 연구개발과제를 수행해 먹고살아가라는 것은 모순이며, 기업체 지원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섬유업이 자부심을 갖고 꾸준한 설비투자를 하면 위험이 적습니다. 섬유를 단순히 옷을 만드는 업으로 보지 말고 섬유산업 자체가 하나의 소재산업입니다. 저탄소 녹색성장에 꼭 필요한 산업인 만큼 국민들의 인식전환과 함께 관심과 성원이 필요합니다."

박 이사장은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대구경북만의 연구기관이 아니라 한국의 섬유 관련 대표연구기관인 국책연구기관이기 때문에 중앙과 지방정부가 인프라 및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원을 아낌없이 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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