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朴 전 대통령 하숙집 청운각 "옛날로 돌려다오"

2년전 엉터리 날림 보수…천장 썩고 벌레 우글우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거처했던 하숙집인 문경 청운각이 부실 공사 탓에 지붕에서 검은 물이 흘러내리고 벌레가 득실거리는 등 엉터리 보수공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붕에서 흘러내린 검은 물이 마당을 적신 모습(왼쪽)과 처마의 모습.
박정희 전 대통령이 거처했던 하숙집인 문경 청운각이 부실 공사 탓에 지붕에서 검은 물이 흘러내리고 벌레가 득실거리는 등 엉터리 보수공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붕에서 흘러내린 검은 물이 마당을 적신 모습(왼쪽)과 처마의 모습.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젊은 시절 초등학교 교사를 하면서 하숙을 했던 문경 청운각에 대한 문경시의 보수공사가 엉터리로 이뤄져 지붕에서 검은 물이 흘러내리고 벌레가 득실거리는 등 기존의 고택을 망쳐놓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문경시는 지난 2008년 말 시비 1억7천여만원을 들여 청운각 건물 내부의 마루 및 지붕과 방앗간, 대문채 등을 보수했다.

그러나 공사를 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박 전 대통령 부부의 영정을 모셔놓은 안채와 마루를 덮고 있는 천장과 지붕이 부식돼 시커먼 물이 흘러내려 청운각 마당이 뒤범벅이 되고 있다. 비가 내릴 경우와 초가지붕을 덮은 이엉 등이 썩을 경우에 대비한 누수방지 및 물 빠짐 공사가 엉터리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철저한 방역·방제처리까지 무시돼 천장에는 벌레들이 득실거리고 있는 데다 청운각 지붕은 군데군데 움푹 파여 미관을 해치고 있다. 여기에다 기존 황토 마당을 없애고 색깔만 황토빛인 콘크리트를 입힌 것이 오히려 청운각의 고택 분위기를 망쳐 놓았고, 재질이 나쁜 석재로 만든 돌계단도 수평이 맞지 않는 등 엉터리 보수를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초가지붕은 전통방식(수작업)으로 해야 견고한데 시공업체는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해 대충 지붕을 이었다"며 초가 이엉이 썩었다 하더라도 누수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시 이 같은 날림 보수공사 의혹을 주민들이 수차례 지적했지만 시공업체와 문경시는 모두 무시했다고 주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제자 모임인 청운회 한 관계자는 "보수공사를 한 이후엔 옛날 청운각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며 "비싼 보수공사 이후 좋아지기는커녕 더 망가진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경시 관계자는 "부실공사를 인정한다"며 "시공업체가 부도가 났기 때문에 다른 방법으로 하자보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운각은 1937년 4월부터 1940년 3월까지 박 전 대통령이 거처했던 하숙집으로 매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제가 열리고 있으며 문경시가 관리를 맡고 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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