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시·군 특채잡음 시끌…

단체장 선거보은 인사·고위간부 자녀 채용비리 등 잇따라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의 특별채용 파문을 계기로 사회 전반에서 특채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경북지역 일부 시·군에서도 자치단체장들의 선거 보은용 인사, 유력 인사 자녀 등의 채용 등을 둘러싸고 특혜 의혹과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문경시 산하기관인 문경관광진흥공단 경우 신현국 시장 측근으로 알려진 인사가 간부로 채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 문경시의회는 지난달 23일 문경관광진흥공단 4급 시설관리부장으로 임명된 신 시장 비서실장 출신인 H씨의 채용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고 보고 공단 측에 인사와 관련한 자료를 요청하는 등 진상조사에 나섰다. H씨는 신 시장의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다가 2006년 신 시장이 당선되자 문경시 별정6급으로 특별채용돼 비서실장을 맡았다. 시설관리부장 자리는 전임자가 지난 3월 퇴직, 4개월 동안 공석이었는데도 채용을 하지 않고 있다가 H씨가 서울지역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후 귀향하자마자 면접으로 채용했다는 점에서 특혜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경시의회 의원들은 "문경관광진흥공단은 그동안 80여명의 직원을 서류와 면접으로만 뽑아왔기 때문에 외부 입김이 작용할 수 있었다"며 "직원 추가채용과 관련해 또 다른 시장 측근들의 사전 내정설이 나도는 등 시장이 신세진 사람들과 그의 친인척 자녀를 집어넣으려고 공단의 조직을 확대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H씨는 "공단 설립 때부터 정해졌던 채용 기준에 따라 채용이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주위 배경 때문에 채용에 차별을 받는 것은 또 다른 역차별"이라고 해명했다.

안동에서는 시의 전·현직 간부 자녀들이 산하 기관에 잇따라 채용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안동시시설관리공단이 지난 1월 안동체육관 계약직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채용된 2명 가운데 1명이 안동시 고위 공무원인 K 과장의 자녀로 밝혀졌다. 채용 절차는 서류와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면접위원 6명 가운데 2명이 시설관리공단 내부 인사로 구성됐다. 이들 시설관리공단 면접위원 2명은 K 과장의 자녀에게 모두 면접 최고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설관리공단은 "채용 예정자들의 부모 신분에 대해서는 사전에 알 수 없었다"며 "절차와 규정대로 채용을 했다"고 밝혔다.

또 안동시 4급 공무원으로 명예퇴직한 안동시 산하기관 기관장 자녀도 지난 7월 안동시영상미디어센터에 채용됐다. 안동시 영상미디어센터는 지난 7월 일용직 2명을 외부기관의 추천을 받아 특별 채용하면서 그 중 1명을 다른 지역에서 일하던 기관장의 자녀를 채용했다. 이에 대해 이 기관장은 "해당 부서에서 과거 직업보다 열악한 조건으로 연말까지 기간제로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규정과 절차에 의해 채용됐다"고 말했다.

안동·예천 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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