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왕비의 성공투자 다이어리] <26>하우스 푸어(House Poor)

한국에서 안정적인 중산층의 상징이었던 아파트가 거래 단절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찾아온 부동산 버블의 붕괴로 인해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하우스푸어'(house poor·집을 가진 가난한 사람)란 용어까지 등장했다. 하우스푸어는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가 대출이자와 빚에 짓눌려 힘겹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주택시장 불황의 끝이 어디까지 갈 것이냐가 많은 전문가와 투자자들 사이에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투자를 하고 자신이 처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있어 전문가나 공인중개사의 컨설팅을 통한 결정이 중요하다. 부동산의 특성상 일반 재화보다 투자자금이 크고 가계에 중대한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투자 결정을 하기 전에 반드시 최소한의 조언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

한 하우스푸어의 예를 들어보자. A씨는 대구에서 3억원짜리 아파트 한 채를 주택담보대출(구입자금의 50%)을 받아 구입했다. 그런데 주택거래 침체로 새 아파트는 입주 1년도 못 돼 가격이 떨어지게 되고 대출이자는 늘어났다. 집을 팔려고 하나 사려는 사람도 없어 결국 경매까지 넘어가는 일이 발생하게 됐다. 너도나도 무조건 사기만 하면 '프리미엄'(시세차익)이 생길 것이란 부동산 불패신화를 믿고, 묻지 마 투자를 한 것이 화근이 됐다.

서울, 수도권, 지방 할 것 없이 2006, 2007년 급등하던 아파트 가격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무리하게 분양을 받았다. 그것도 소형 평형이 아닌 대형 위주로 아파트를 구입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가려 해도 기존 살던 집이 거래가 되지 않다 보니 아파트를 산 사람들은 이중고를 겪게 된 것이다.

지금도 엄청나게 많은 하우스푸어들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마저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자 생각보다 더 빠르게 수도권 주택시장이 얼어붙었다. 지방은 더 심각할 수밖에 없다. 여기다 비관론자들까지 가세해 공포감과 불안감이 조성되면서 시장은 심리적으로 더욱 위축되고 있다.

비관론자들은 지금도 집값 상승은 없으니 무조건 집을 팔고 전세로 가라고 경고한다. 낙관론자들은 반대로 이야기한다. 모두 자기 주장이 맞고 옳다고 한다. 부동산 투자 초보자나 서민들은 이런 상반된 내용을 접하면 혼란스럽다.

그러나 갑론을박을 하다 보면 부동산시장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세뇌란 시키다 보면 어느덧 세뇌가 돼 있듯 불안함과 두려움도 마찬가지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말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망각의 강'을 건넌다. 결국 망각과의 싸움이다. 볼 줄 아는 안목이 힘이다. 실패란 뼈저린 경험을 통해 시장을 배우게 된다. 부동산은 때때로 정부가 틀어막을 정도로 매력이 있었고 지금도 매력 있는 재화이다.

권선영 다음(Daum)카페 왕비재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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