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제30차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회를 이달 27일부터 5일 동안 천년고도 경주에서 개최한다. 44년 전 서울에서 열렸던 제8차 FAO 아태 지역 총회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열린다.
1966년 한국은 식량부족 국가로서 국제원조에 의지하는 빈국이었다. 보릿고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쌀이 귀했고, 식량이 턱없이 부족한 시절이었다. 당시 한국을 다녀간 FAO 회원국은 회의보다는 국내 식량 사정을 눈으로 보고 서둘러 귀국해 한국에 식량을 원조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올해 열리는 회의는 예년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식량 원조 국가로 돌아선 국내 식량 사정을 보면서 외국인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특히 식량사정이 어려운 일부 국가는 총회가 끝난 뒤에도 남아서 우리에게 식량 부국으로 가는 길을 배워간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우리나라는 이번 30차 총회를 통해 국내 달라진 식량 사정을 알리는데 노력할 계획이다. 이번 총회 개최국이자 의장국으로서 식량증산 기술 등 식량문제 해결과 관련된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이다. 또 '기아 없는 세상'을 위한 회원국 사이의 가시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도 노력한다는 것.
농식품부 국제협력과 김종철 과장은 "우리처럼 최빈국도 노력 여하에 따라 식량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그동안 FAO에서 꾸준한 활동을 통해 국제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 1965년 이사국으로 첫 진출한 이후 1998년부터 24년간 8회 연속 이사국 지위를 획득해 기구 내에서 한국의 주도권을 강화해 왔다. 특히 1964년부터 1984년까지 1억달러 이상을 지원해 국내 홍수대책 마련, 간척사업, 도로개설 등 농업기반시설 확충에 활용하기도 했다.
아·태 지역 43개국 농식품부 장관급이 참석하는 이번 총회에서는 식량안보, 안전망, 영양 및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공급 불안전성, 가격변동률 등에 대한 정치적인 해결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열린 세계식량안보 정상회의에서 기아근절을 선언함에 따라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시간도 가질 계획이다.
주요 의제는 고위급과 각료급으로 나눠 논의한다. ▷기후변화 완화 ▷재정위기 대처 ▷작물생산성 증대 ▷재난대비 ▷식물 유전자원 국제 조약 이행 방안 등이 고위급 회의 주요 의제이다. 각료급 회의 주요 의제는 ▷식량안보위원회(CFS) 개혁 ▷29차 총회의 권고사안에 대한 조치결과 보고 ▷우선조치 사항 이행 실적 ▷국제 공유서비스 센터 통합 ▷식량안보에 대한 후속조치 등이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그동안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농식품부, FAO 등과 유기적 협조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관련 예산 지원, 경북 농산물 전시관, 부대행사 등 준비를 갖췄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우리나라 농업의 중심인 경북이 이번 총회를 통해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의 농업 핵심지역으로 발돋움 할 수 있게 됐다"며 "아·태 지역 국가들과 협력관계를 강화해 경북 농업의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FAO는…
1945년 설립된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농림수산업 분야 최대 규모 UN 전문기구로, 국제공무원 약 3천500명과 세계 각지의 현장 프로젝트 담당자 약 2천 명이 있으며 192개 회원국을 두고 있다.
세계인의 영양상태, 식량 농업(임업, 수산업 포함)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각 국으로 보급하는 것이 주요 기능이다. 세계식량계획(WFP)과 함께 식량원조와 긴급구호활동을 수행하고, 유엔개발계획(UNDP)과 함께 기술 원조를 확대하며 국제농업개발기금(IFAD)과 함께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FAO의 설립 이후 식량생산이 인구보다 두 배 빠르게 증가, 1960년대 초 이후 개발도상국의 기아인구 비중은 50% 이상에서 20% 미만으로 하락했다.
◆30차 아·태 FAO총회 회원국
- 한국,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부탄, 캄보디아, 중국, 북한, 인도, 인도네시아, 이란, 일본, 카자흐스탄, 라오스, 말레이시아, 몰디브, 몽고, 미얀마, 네팔, 파키스탄, 필리핀, 스리랑카, 태국, 티모르,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 서남태평양 18개국>
- 호주, 쿡 아일랜드, 피지, 프랑스, 키리바티, 마샬군도, 미크로네시아, 나우루, 뉴질랜드, 니우에, 팔라우, 파푸아뉴기니, 사모아, 솔로몬군도, 통가, 투발루, 미국, 바누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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