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식물 공장

식물 공장(plant factory'green factory)은 건물 내에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조건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작물을 생산하는 농법이다. 태양광을 적극 활용하는 하우스 재배나 수경 재배 방식에 빛, 온'습도, 이산화탄소, 배양액 등을 제공하는 첨단 IT 기술을 더했다고 보면 된다. 대형 빌딩 전체를 이중 유리로 만들고 그 틈 사이에서 채소를 수경 재배하는 등의 수직 농장(vertical farm) 모델은 완전제어형 식물 공장으로 분류되며, 인공광과 태양광을 병용하는 절충형도 있다.

식물 공장은 기상 조건에 관계없이 연중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올해처럼 늦여름 잦은 비로 푸성귀와 과일이 적게 생산돼 값이 폭등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무농약, 무화학비료 재배로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고, 토양이나 수질 오염 우려도 없다. 화학비료에서 생기는 질소가스가 나오지 않으므로 지구 온난화를 부추기지도 않는다. 도시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 수송 비용이 절감되고 교통 유발에 따른 부작용 역시 크게 줄어든다.

건설 비용은 물론 운영비가 많이 든다는 건 단점이다. 일본 자료에 따르면 완전제어형 식물 공장에서 생산한 양상추가 아직은 온실 재배보다 2배나 비쌌다.

미래형 농장 시스템에 대한 각국의 관심은 적지 않다. 특히 일본이 적극적인데, 현재 50여 개 정도의 식물 공장이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전망도 밝게 봐서 10년 후 신규 건설 시장 규모는 129억 엔, 운영 시장 규모는 288억 엔에 이를 것으로 야노경제연구소는 예측했다. 우리나라에선 농촌진흥청이 나서서 작년 남극 세종과학기지에 컨테이너형 식물 공장을 보냈고 수원에 13층 규모의 수직 농장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식물학 전공 학자와 식물 공장 컨설팅 및 설치 기업 임원이 17일 안동에 있는 전통형 식물 공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안동은 도농 복합 지역인데다 경북 북부 지역 중심도시로 유통 파워가 있고 바이오산업단지와 바이오산업연구원을 비롯한 관련 인프라가 갖춰진 곳이다. 식물 공장 산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뜻이며 일본 측 인사들이 굳이 안동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 식물 공장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이 행사를 통해 큰 걸음을 떼게 되길 기대해 본다.

이상훈 북부본부장 azzz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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